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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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아내의 예언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3-18 04:45
조회
129
11-4. 아내의 예언

아침에 일어났을 때 햇살에 비친 라라스 아스리 호텔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를 보고 놀랐다. 쌀라티가는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어서 태양이 뜨거운 낮도 25도 정도의 매우 쾌적한 기후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라라스 아스리 호텔은 그 가운데서도 산과 골짜기가 있는 산 속에 위치하고 있었다. 야자나무와 높이를 같이 한 건물들 사이로 군데군데 아름다운 연못과 풀장이 있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작은 연못은 수초와 연꽃으로 마음껏 요염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한국에서 청년 학생 사역에 지친 모든 참석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쉼의 장소였다.

족자 세미나는 족자에서 사역하는 조이 모임을 보고 간사들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족자에서 열려야 하는데 2006년 5월에는 족자 세미나를 족자에서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한 쌀라티가라는 작은 도시에서 열 수 밖에 없었다. 족자에 큰 지진이 나서 족자에 있는 어떤 호텔에도 머물 수 없다는 경찰의 통보를 받고 우리는 쌀라티가로 오게 되었다.

팀원들은 금요일 낮에 족자에 도착해서 조이 금요모임에 참석했다. 2시간에 걸쳐 열린 프라이데이 나이트 파티 (Friday Nite Party)엔 많은 대학생들이 참석했다. 모임이 화려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젊은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찬양, 워십 댄스, 그리고 스토리가 분명한 드라마, 멀티미디어 등이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매 주 금요일마다 모이는 매스 미팅은 불신자들에게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지만 그렇다고 하나님의 말씀을 수준 낮게 만들지는 않았다. 2백 50명 넘는 참석자들이 함께 열정적으로 찬양 할 때 족자의 땅이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족자 세미나에 참석한 사역자들은 모두 인도네시아 조이의 금요모임에 참석하고 큰 감동을 받았다. 길에서 파는 족자의 전통음식을 먹으며 우리는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남겨두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모두 숙소로 돌아간 후 발리부터 시작된 긴 일정으로 인해 피곤해 진 몸을 휴식에 넘겨주어야만 했다.

잠이 들었다가 눈을 뜬 것은 다음날 5시 30분이었다. 아직은 기상을 하기에 이른 시간이었다. 6시에 일어나 큐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다시 침대에 그저 누워있었다. 6시가 되려면 몇 분이 남았음을 시계를 보고 확인하려는 순간 갑자기 쾅하고 벽이 흔들렸다. 얼마나 충격이 컸는지 마치 큰 트럭이 호텔 벽에 충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충격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천정에서는 콘크리트 벽이 부서져 작은 가루가 된 것들이 머리 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진이었다. 그 동안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여러 번 지진을 만난 적이 있었지만 이런 강도의 지진은 처음이었다.

우리는 모두 호텔방에서 나와 주차장에서 1시간 이상을 기다리면서 지진이 멈추는지 아니면 계속 여진이 진행될 지를 지켜보았다. 지진이 꽤 잦아들자 우리는 호텔 안으로 모두 들어가 아침식사를 했다. 하지만 여진은 계속 진행되었고 있었다. 여진이 있을 때마다 우리를 포함한 모든 투숙객들이 호텔 밖으로 다시 나와 주차장에서 초조한 심정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초조하게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