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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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라비안 나이트 105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25
조회
114
18장: 참치를 잡지 않습니다.



한국 선교의 실상



인도네시아에 사역을 하는 동안 인도네시아 사람들로부터 자주 들은 질문 가운데 하나는 내가 배드민튼을 잘하느냐는 것이다. 나는 인도네시아로 가기 전에 배드민튼을 거의 해 본 적이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내가 한국에서 왔다는 것을 듣는 순간 사람들은 내가 배드민튼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올림픽을 포함해서 국제적으로 열리는 배드민튼 시합에서 결승에 올라가는 나라 가운데 대표적인 나라가 인도네시아와 한국이다. 한국은 여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기회가 많지만 인도네시아는 배드민튼 이외의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런 상황인데도 인도네시아가 국제 배드민튼 시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전국민이 배드민튼을 한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동네마다 배드민튼 경기장이 있다. 그런 가운데서 배드민튼 선수들이 나온다. 어린 아이들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배드민튼은 소위 국민 스포츠로 사랑을 받는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인도네시아와 상당히 다르다. 대부분의 국민이 평소에는 배드민튼에 별 관심이 없다. 그저 몇 명의 선수가 태능 선수촌에 들어가서 밤낮없이 훈련을 하고 국제 경기에 나간다. 하기야 이런 종목이 하나 둘일까 보냐. 여자 양국이 올림픽에서 벌써 20년 넘게 계속 우승을 하지만 우리나라 여자들 가운데 취미로 양궁을 하는 분들이 얼마나 있을까.



그렇다면 배드민튼이라는 스포츠만 놓고 볼 때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가운데 어떤 나라가 더 바람직한가. 당연히 인도네시아라고 답할 것이다. 소위 저변이 넓은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우리 선교의 모습인 것 같아 우려가 생긴다. 일반 성도들은 선교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 그러다가 선교에 헌신한 선교사를 선교지로 보내고 박수를 친다.



선교에 대한 이런 실상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선교에 헌신하려는 선교사들이 선교에 대해서 바른 인식을 가지지 못한 채 선교사로 가려는 것도 문제이고,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도 선교를 모르는 채로 선교사를 파송한다. 이런 시행착오가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저변이 넓지 않은 상태에서 선교를 하려고 하는 노력 때문에 나온 것이다.



선교지에 가기 전 내가 출석하는 교회에서 나는 이런 관점을 나누지 못했다. 마치 다른 사람들은 선교에 대해서 무지해도 나만 헌신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아니, 한국에 돌아와서 OMF 대표를 하면서도 이런 생각은 여전했다. 일반 성도들의 선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보다는 선교지에 가려는 사람을 발굴해서 선교지로 보내는 것이 나의 목표가 되었다. 그러다가 아, 이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의 전환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