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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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눈물 1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5-16 16:15
조회
131
사라의 눈물

금요집회를 마쳤다. 도심에 위치한 종합병원의 소강당을 빌려서 모이느라 모임에 사용하는 모든 집기들을 치우고 정리하기 위해서 형제자매들은 다시 땀을 흘리고 있었다. 모임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계속 해서 믿지 않는 대학생들이 찾아왔다. 형제자매들은 모임이 계속 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기보다 즐거워하고 모임을 위해서 헌신적이 되었다. 나도 다름 현제자매들과 함께 의자를 접으며 거들고 있었다.

그 때 희영 자매가 다가와서 긴히 할 말이 있다고 해서 의자 접는 일을 멈추고 조금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희영 자매는 한국 조이에서 파견한 단기 사역자였다. 서울 대학교를 다니는 자매가 한 학기를 휴학하고 족자에 와서 인도네시아 조이 사역을 돕고 있었다. 희영 자매를 통해서 들은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희영 자매가 족자에 왔을 때 언어를 배우고 인도네시아 사람들과 본딩을 하도록 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사는 곳에 하숙을 하도록 소개를 하려고 했었다. 마침 간사로 섬기고 있는 사라 자매의 가정이 재정적으로 어려워서 그 자매 집에 머물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희영 자매도 좋아했다. 그래서 희영 자매는 사라 자매 집에 머물게 된 것이다.

사라 자매는 족자에 있는 좋은 대학에 다니고 있었고 조이에 와서 좋은 공동체를 찾았다며 기뻐했고, 전임 간사로 헌신한 자매였다. 사라 자매의 아버지가 몸이 좋지 않아 회사를 그만 두고 집에 계셨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어려웠다. 조이 간사 월급은 그런 가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따라서 희영 자매가 사라 자매와 한 방을 사용하면서 월세를 조금 내는 것이 무척 도움이 되는 상황이었다.

희영 자매가 어느 날 아침 샤워를 하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사라 자매가 희영 자매의 설합에 있는 봉투에서 돈을 꺼내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사라 자매는 무척 미안해하면서 희영 자매에게 아버지 생일이 다음 날이라 선물을 사드리고 싶었는데, 간사 월급이 다음 주라 돈을 좀 빌리고 싶었는데, 그러자니 체면도 서지 않는 것 같고 해서 잠시 꺼내 쓰고 다음 달에 넣어두려고 했었다고 말을 했단다.

물론 희영 자매는 그렇게 하라고 말했고 돈을 다시 돌려받았지만 마음속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했다. 일반 회원도 아니고 인도네시아 조이의 탑 리더인데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나에게 이야기를 해야 좋은 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했다. 희영 자매의 말을 듣고 나에게 이야기 해주어 고맙다고 했지만 그날 밤부터 내 고민이 커지기 시작했다.

주말을 가족들과 보내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희영 자매에게서 들은 말이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저 모르는 척하고 넘어가야 하는지, 이 문제를 사라 자매와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만약 이야기를 한다면 희영 자매와 사라 자매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또 사라 자매와 나 사이에만 해결하고 가야 하는 문제인지 아니면 공동체가 알아야 하는 것인지. 인도네시아 문화는 체면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공동체에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은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