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사라의 눈물 2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5-17 06:30
조회
136
매주 화요일 아침에 조이 사무실에서 간사들과 회의를 열었다. 회의가 끝나면 간사들과 함께 사무실 가까운 곳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하지만 그 날은 사라 자매와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간사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식당보다 한 급 높은 식당을 일부러 찾았다. 사람들이 적고 대화할 수 있는 곳이 좋을 것 같았다.

맛있게 점심식사를 한 후 나는 사라 자매에게 희영 자매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모두 해주었다. 사라 자매의 얼굴이 처음에는 굳어 있더니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마치고 내가 물었다.
“사라, 이 이야기가 사실입니까?”“네, 사실입니다.”
평소 씩씩한 목소리 대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을 하는 사라 자매를 쳐다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사라의 눈물을 통해서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얼마나 후회하고 뉘우치는 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잘 못 된 일이라고 인정하나요?”
“그럼요, 빡 손. 정말 잘 못 했습니다.”
잠시 뜸을 들이고 다시 내가 말을 이었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입니다. 사라 자매는 이제 일반 회원이 아니라 간사입니다. 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리더입니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을 어떻게 내게 증명할 수 있습니까?”

사라 자매는 잠시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입을 열었다.
“빡 손, 제가 우리 공동체 앞에서 고백을 하겠습니다.”
깜짝 놀랐다. 체면을 중시하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저지른 일을 고백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정말 그렇게 할 용기가 있습니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나는 조금 조정을 해주었다.
“전체 회원들 앞에서 하지 말고 간사들과 셀 리더들 앞에서 고백하면 좋겠습니다.”

오후에 나는 간사들과 리더들을 모두 소집했다. 그리고 사라 자매는 리더들 앞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가감없이 고백했다. 사라 자매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지만 그 고백을 듣는 모든 조이 리더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 얼마나 하기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지..

그런데 놀라웠다. 그 후로 인도네시아 조이 공동체는 영적으로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전하는 복음은 말로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삶의 진정성이라는 가치가 없다면 복음은 힘없는 공허한 이론일 뿐이다. 사라의 고백은 아프지만 공동체에 큰 도전을 던져주었고, 우리의 진정성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