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13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31
조회
107
● 자기문화중심주의



자기문화중심주의란 모든 판단을 자기가 가지고 있는 룰에 따라 하는 것을 말한다. 타문화에서는 더럽다, 슬프다, 재미있다고 하는 감정도 다를 때가 있다.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 한국 사람들의 눈에 손으로 밥을 먹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더럽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더럽다고 하는 것은 객관적인 판단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각 속에 있는 매우 주관적인 판단이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더럽다.



손으로 밥을 먹는 것이 더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어릴 때 손으로 음식을 만지면 엄마다 “더러워! 더러워!” 하며 우리 손을 때리며 가르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숟가락으로 먹는 것보다 손으로 먹은 것이 더러운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손으로 먹는 것은 손이 자기 손에만 들어가기 때문에 오히려 깨끗하고 숟가락은 여러 사람의 입에 들어가기 때문에 더럽다고 생각한다. 만약 당신 친구가 사용하던 칫솔을 당신에게 주고 사용하라고 하면 당신을 사용하겠는가. 칫솔에 있는 세균이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가 사용했던 칫솔이라는 생각이 우리에게 더럽다고 생각하게 해준다.



화장실에 휴지가 없어요.



인도네시아를 포함해서 인도, 태국 등의 더운 지역은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 많은 사람들은 이 지역의 사람들이 손으로 일처리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이들은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물로 한다. 그곳도 조금 여유가 있는 곳은 비데가 있다. 대부분 변기 옆에 고무호스가 있는데 그것이 일종의 비데라고 할 수 있다. 평소 고무호스는 강력한 용수철로 닫혀있다. 일을 다 본 후 그 고무호스를 당겨서 아래에 가져다 대고 튀어나온 놉을 누르면 뚜껑이 열리면서 물이 나온다.



하지만 조금 여유가 없는 곳에는 꼭 물을 담아두는 양동이와 바가지가 있다. 일을 다 본 사람은 양동이의 물을 바가지로 퍼서 일을 해결해야 한다. 오른쪽 손으로 바가지의 물을 떠서 뒤쪽에 대고 살살 흘려준다. 하지만 그곳의 위치가 물이 닿기가 쉽지 않은 위치라 보조 수단이 필요하다. 보조 수단은 왼쪽 손이다. 왼쪽 손을 그곳에 살짝 갖다 댄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마른 손으로 쓱싹 비비는 것이 아니라 오른쪽 손으로 흘려준 물이 왼쪽 손바닥에 고이도록 물을 흘려주는 것이다. 외쪽 손바닥으로는 살짝살짝 거기를 쳐주어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만약 어려우면 어린 아기의 배설물을 물로 해결해주는 것을 상상하면 된다.



그리고 화장실을 나서면 그 앞에 수도꼭지가 있고 비누가 있다. 비누로 손을 깨끗이 닦고 나오면 된다.



사실 집에서 어린 아기를 기르는 가정주부들도 이렇게 살고 있다. 아기가 배설을 하면 발로 처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손을 처리한다. 그리고 그 손을 화장실에 가서 비누로 깨끗하게 씼는다, 그 손으로 다시 시금치도 주무르고 콩나물도 무치고 해서 온 식구가 먹는 것이다. 우리는 동남아 사람들보다 깨끗한 다른 우주의 별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다만 더럽다고 하는 것이 손에 있다기 보다는 우리의 생각 속에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인도네시아 같은 곳에 콜레라 등의 수인성 병이 더 많을 것 같지만 이렇게 손을 늘 닦고 다녀서 훨씬 더 위생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