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53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9 00:01
조회
55
● 인선회 이야기



4타입은 선교지에 있으면서 선교 사역을 감당할 수 있지만 사역적 재정적 책무를 지지 않는다는 면에서 선교사라고 굳이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4타입이 3타입에 비해서 부족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4타입에 속하는 분들 가운데 선교를 잘 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나라 정서 상 1,2, 3 타입의 선교사들이 4타입과 잘 어울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타이틀을 중시하는 문화가 지배적이고 슬프게도 기독교 안에 이 문화가 매우 깊이 자리 잡고 있어서 선교사라는 타이틀을 갖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 큰 계급 차이 같은 것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기대는 우리가 빨리 이런 문화에서 벗어나면 좋겠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있을 때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한국 선교사들이 처음 들어간 것은 지금부터 40년 전이었지만 그 때는 몇 분 안 되는 적은 숫자의 선교사님들만이 사역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러다가 1980년대 후반부터 많은 분들이 인도네시아에 선교사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선교사들이 인도네시아에 가기 전에 이미 사업을 위해서 인도네시아에 가 계신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 분들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있었고, 그 중에는 선교적인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분들이 인선회(아마도 인도네시아 선교를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정기적으로 모였습니다.



그러는 중에 많은 수의 선교사님들이 오기 시작을 했습니다. 그러자 인선회 회원들은 선교사님들을 위해서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때는 선교사님들이나 선교사 자녀들의 필요를 실질적으로 채워주신 적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선교사들과 인선회 회원들 사이의 관계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선교사님들이 많아지면서 인도네시아 한인 선교사 모임이 생기고 일년에 한 번씩 전체 선교사가 모이는 선교사 수련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유명한 목사님들을 수련회 강사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인선회 회원들도 그 수련회에서 유명한 목사님들의 설교를 듣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선교사님들로부터 온 회답은 부정적인 것이었습니다.



선교사들을 위해서 기도하던 모임의 회원들이 선교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을 당하자 마음이 많이 어려우셨던 모양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저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우리 정서를 생각할 때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좀 더 잘 해결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은 듭니다.



만약 2타입, 혹은 3타입으로 구성된 선교사 회원들이 4타입의 선교에 관심을 갖는 인선회 회원들에게 문을 열어주었다면 정말 아름다운 동역의 역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요. 사실은 4타입과 3타입도 상황에 따라서 바뀌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3타입으로 일하던 사람들이 4타입으로 바뀌는 경우도 많습니다.



최근에 중동에 있는 한 나라에서 일하던 인터서브라고 하는 단체 소속의 교수가 인터서브를 그만 두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강의하던 그 대학에서 그저 외국 교수로 남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3타입에서 4타입으로 변경을 한 것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그 교수가 자기에게 맡겨진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지 않거나 축소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 교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소속된 선교단체의 회원이라는 것을 거짓으로 말할 수도 없고 해서 전략적으로 그렇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사도행전 18장에 나오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처럼 사도는 아니지만 선교적 삶을 살았던 사람들과 사도라고 인정을 받는 바울과의 아름다운 동역이 요즘은 왜 힘든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