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100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9 00:12
조회
175
14. 역사 속의 두 모델/선교의 역사/모라비안 형제단



앞에서 살펴 본 풀뿌리 모델과 바-바 모델은 선교의 역사 속에서도 나타납니다.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면에서 선교의 전형은 17세기에 나타나 가톨릭 선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혹시라도 오해가 있을까 해서 말씀드리지만 지난 2000년의 기독교 역사 속에서 선교는 간단없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글의 목적이 풀뿌리 모델과 바-바 모델을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확실하게 차이가 드러나는 시기를 택해서 비교를 해보려고 합니다.



가톨릭 선교는 영화 미션의 주인공들처럼 일반 사람들이 가기 어려운 지역으로 들어가 원주민들이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익혀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18세기 후반에 나타난 개신교 선교도 가톨릭교회가 한 선교와 매우 비슷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선교 기지 (mission station)을 만들고 그곳을 중심으로 선교를 수행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본국에서는 선교회를 조직해서 마치 회사를 설립하고 모든 자원을 집중하는 것과 유사한 동원전략을 수립하기도 했습니다.



개신교 선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윌리엄 캐리는 이미 1790년에 훌륭한 글을 써서 책으로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이교도 선교 방법론”이라고 하고 “이교도 개종 방법을 모색하는 그리스도인의 책임에 관한 연구”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이 책은 200년 전에 썼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분석과 구체적인 제안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 거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선교회 설립에 대한 부분을 이곳에 인용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도한 것을 얻기 위해 ‘여러 수단을 힘써 사용해 보지도’ 않고 단지 기도했다는 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이 시대의 ‘빛의 아들들’이 ‘세상의 아들들’만큼 지혜롭다면, 빛의 아들들은 영광스러운 상급을 얻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일 것이며, 그러한 노력 없이 다른 방법으로 그 상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무역 회사가 나라에서 설립인가를 받고 나면, 대체로 회사는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하게 된다. 즉, 회사는 그 설립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도록 비축 물품, 선박, 항해사, 선원들을 선발하고 통제한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은 어기서 그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에 고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든 노력을 경주하며 후일을 내다보고 구제 사업을 펼치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어떻게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만일 신실한 그리스도인, 목회자, 몇몇 개인이 모여 선교회를 만들고 선교 계획안, 선교사 선발규정, 선교비 모금 방법 등에 관한 여러 규칙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이 선교단체는 선교 사업에 열정 있는 사람, 신실한 신앙을 가진 사람, 인내력을 가진 사람만을 선교사로 뽑아야 한다. 선교회는 이러한 기준에 맞지 않는 지원자를 선교사로 인선하지 않을 것이며, 그러한 자질을 갖춘 이후에나 선교사로 받아들이겠다고 결의해야 한다.



다음으로 선교회 회원으로 이루어진 위원회를 임명해야 한다. 위원회는 선교에 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선교 헌금을 모금하며, 선교사들의 성격, 기질, 능력, 신앙관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아울러 선교사들이 선교 사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물품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정말 대단한 통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후 개신교 선교는 이런 선교회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것은 바-바 모델과 매우 흡사하다고 말 할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