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64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9 00:03
조회
56
임원들이 우리 집을 다녀간 뒤에 날마다 주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선교지로 가지 않고 다시 세무대학에 남아서 교수 생활을 하는 것은 하나님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자명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떠나고 났을 때 기독학생회에 일어날 일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이 상황을 돌릴 수 있는 길은 기도밖에 없었습니다. 캠퍼스를 떠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서너 달만 지나면 교수직을 그만 두고 캠퍼스를 떠나야 했습니다.



세무대학 기독학생회의 처지를 놓고 기도를 한 지 한 달 쯤 지났을 때였습니다. 한 분의 교수가 새로 부임해 온다고 하는 소식이 전해졌다. 세무대학에는 일선 세무서나 재경부에서 세법 전문가들이 2, 3년 세무대학에 와서 교수로서 가르치는 순환보직 제도가 있었다. 이미 그렇게 현업에서 종사하다가 세무대학에 와서 세법을 전문적으로 가르치시던 분들이 여러분 있었지만 믿음이 분명한 분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오후 늦은 수업을 마치고 교수 휴게실로 커피를 마시러 들어갔습니다. 대부분의 교수들이 이미 퇴근한 터라 교수 휴게실은 무척 조용했습니다. 그런데 교수 휴게실에 전에 못 보던 교수 한 명이 조용히 앉아서 신문을 읽고 있었습니다. 직감적으로 이 분이 새로 오시기로 한 교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통성명이라도 하려고 신임 교수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재산세법을 가르치러 오신 신용주 교수님이신가요? 며칠 전부터 오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회계학을 가르치는 손창남이라고 합니다.”

앉아서 신문을 읽고 있던 새로 부임한 교수는 내 이름을 듣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네, 제가 신용주라는 사람입니다. 손창남 교수님이라면 인도네시아에 선교사로 가신다는 분이 맞지요?”



그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새로 부임해 오는 교수님이 내가 인도네시아에 선교사로 갈 것을 어떻게 안다는 말인가. 어안이 벙벙해서 그대로 서있는 제게 신 교수님은 자기소개를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저는 잠실에 있는 신천 장로교회의 안수집사고, 선교위원장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세무대학에 인도네시아에 선교사로 가려고 하는 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무대학에 교수로 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예상 하지 못하게 이런 이사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이곳에 보낸 이유가 있겠지요.”



순간 나는 숨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그 순간 하나님이 우리를 만나게 해 주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 뵙는 상황이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신 교수님께 캠퍼스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떠난 뒤에 기독학생회를 맡아 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신 용주 교수의 대답은 아주 명료했습니다.

“염려 마십시오. 선교지로 가시는 분도 있는데, 남아서 지도교수를 해 달라는 것이야 당연히 해야지요.”



저는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천사를 보내어 저의 짐을 걷어가 주셨습니다. 종종 우리에게 어려움이 다가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피할 길을 주십니다. 특별히 천사를 보내서 우리에게 피할 길을 주신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