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65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43
조회
85
오늘날의 동일시는 200년 전 혹은 100년 전과 다르다. 허드슨 테일러가 중국에 갔던 160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바뀐 상황 속에서의 동일시 문제가 어떤 면에서는 쉬워졌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사람은 더 이상 변발을 하고 다니지 않는다. 만약 우리가 지금 중국에 가서 변발을 한다면 사람들은 더 주목을 할 것이다.



하지만 동일시는 단순히 선교지 사람들이 하고 다니는 문화적인 외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살고 있는 생활수준에 맞게 사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이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하는 것은 경제적 여력의 차이를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도표 첨부)



따라서 선교지에서 선교사들은 가능한 한 단순한 삶 (simple life)를 살아야 한다. 생활비나 주거환경 뿐만이 아니다. 자녀 교육이나 여가생활에서도 필요하다. 잘못하면 선교사들이 자신들의 희생에 대한 보상심리가 생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단순한 삶을 실천하며 훌륭한 사역을 감당하는 선교사가 자녀만은 자기처럼 고생시키지 않겠다고 하여 자녀교육에 대해서는 매우 너그러운 태도를 보인다든지 여가 생활에서는 분수에 넘치는 비용지출을 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선교사들이 사용하는 전자 기기 등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한국의 전자기기의 수준은 세계적으로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잘못하면 선교지의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다.



족자에서 사역을 하고 있을 때 주로 대학생으로 구성된 비전 트립 팀이 방문을 한 적이 있었다. 이틀 동안 아주 가난한 지역에 가서 어린이들을 모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은 성공적이었다. 청년들은 옷도 수수하게 하고 있었고 누가 보더라도 그곳 사람들보다 더 부유해보이지 않아 위화감이 없이 봉사를 잘 마쳤다.



마지막으로 섬김을 받던 아이들과 섬기던 청년들이 모두 모여서 기념촬영을 하기로 했다. 한 사람이 카메라를 가지고 나가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대부분의 청년들이 자기 가장 속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어 서로 찍어달라고 했다. 수많은 디지털 카메라를 보는 아이들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당시만 해도 디지털 카메라는 인도네시아에서 무척 귀한 것이었다.



여전히 아직도 복음이 필요한 많은 지역에서 한국인들은 더 잘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으로 여겨진다.



동일시는 선교지의 어려운 상황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하는 것에서도 들어날 수 있다. 사회적인 혼란이나 경제적인 어려움, 지진 등으로 소요 사태가 났을 때 선교사들이 즉각 피하기보다 현지인들의 어려움을 살펴주는 것은 그들과 동일시되는 것을 보여주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