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66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43
조회
82
외지에서 온 사람에게 문을 쉽게 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외지에서 온 선교사를 경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선교사가 선교지 사람들과 동일시하게 된다면 현지인들은 선교사를 insider로 여기게 될 것이다.



아프리카의 물웅덩이에 한 떼의 코끼리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이 때 만약 다른 떼의 코끼리들이 물웅덩이 도착했을 때 전에 있던 코끼리들은 절대로 다른 떼의 코끼리들이 물웅덩이에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만약 나중에 온 코끼리 중에 한 마리가 엉덩이를 뒤로 들이밀면서 물웅덩이까지 와서 엉덩이를 물에 첨벙하고 담그는 순간 전에 와 있던 코끼리들이 다른 코끼리 떼들에게 길을 열어준다.



만약 나중에 온 코끼리가 머리를 들이밀고 들어왔다면 미리 와 있는 코끼리 떼는 절대로 길을 열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코끼리가 머리를 들이밀고 들어온다는 것은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진다. 하지만 코끼리가 엉덩이로 공격을 하는 법은 없다. 외지에서 온 선교사들도 위협적인 존재로 보인다면 결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인사이더로 받아들여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 VJ 특공대 이야기



몇 년 전 싱가포르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가고 있었다. 통로에 앉아서 회의 자료를 보느라 옆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식사가 제공되었을 때 옆에 앉은 사람에게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었다. 파푸 뉴기니에 간다고 했다. 싱가포르에 가서 비행기를 갈아탄다고 했다.



어떤 일로 가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현지인들의 다큐를 찍으러 간다고 했다. 한 시간짜리를 찍기 위해서 이 주 동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속으로 이 사람들이 휴가 겸 가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PD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가 숙여졌다.



일주일은 주님들과 그저 해변에 나가 놀아야 한다고 했다. 만약 급하게 찍으면 몇 시간 안에도 찍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제대로 된 자연스러운 다큐 화면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일주일 정도를 함께 놀고 지내면 주민들은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기들의 일상생활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 정도가 아니다. 동물 다큐를 찍을 때는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고 했다. 티벳에서의 다큐를 찍을 때는 6개월을 그곳에서 보냈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나는 내 명함을 주면서 혹시 선교 훈련할 때 이런 이야기를 해 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자기도 교회에 나간다고 한 PD는 언제라도 돕겠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선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현지인들에게 인사이더로 받아들여질 때만 비로써 제대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