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93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22
조회
62
이렇게 우리 집에서 저녁마다 족자비안 나이트가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심연수 자매가 매일 저녁 우리 집을 찾아와 밤마다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족자비안 나이트는 여전히 내 머리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사역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다음에도 사람들에게 설교나 강의를 통해서도 인도네시아에 있었던 그 다이내믹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다.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책으로 묶어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JOY 출판부에서는 책을 쓰도록 정말 많은 격려를 해 주었다.



7년간의 글쓰기



나는 책을 쓰는 법을 몰랐다. 몇 장 정도의 글을 쓰는 것은 많이 해보았지만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겪어야 하는지를 몰랐다. 그래서 짧막한 글을 많이 써보았는데 이것을 엮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었다. 이제 쓴 글들을 빼야하는데 모두가 나에게는 의미 있는 일들이었다.



더 문제가 된 것은 대표 일을 하면서 정말 바쁜 일정이라 진득하게 앉아서 생각을 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나마 대표를 그만 두기로 하고 2006년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보낸 시간이 글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을 쓰는 것은 내게 큰 도움을 주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 10년간의 사역이 그저 머리에 엉킨 채로 있었는데. 이제 제법 정리가 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또 그 당시에는 잘 했다고 생각했던 일들도 돌아보니 후회가 되고 다시 시작한다면 다르게 했었겠구나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JOY 출판사와의 이야기는 내가 책을 다 쓰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만 들려주면 작가를 한 명 소개해서 그 작가가 책을 완성하는 식으로 하려고 했다. 그 작가와 족자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작가가 쓴 글은 내가 다시 읽어보았을 때 내가 이야기 하려는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는 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힘들더라도 내가 책을 완성하기로 했다.



책은 모두 14번이나 전체를 바꾸는 작업을 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JOY 선배 한 분에게 원고를 보내서 피드백을 달라고 했다. 그 선배는 다음과 같은 피드백을 보내주었다.

“손 형제는 말쟁이지 글쟁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실망은 되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나에게 글을 쓴 동기를 부여했다. 내가 말쟁이기는 하지만 내 이야기를 내 스타일의 글로 쓰겠다는 생각이 더 생긴 것이다. 또 쓰고, 다시 쓰고 하는 작업을 1년간 더 했다.



우여곡절 끝에 책은 2008년 선교한국 직전에 나왔다. 책이 나오자 사람들이 반응을 보였다. 어떤 사람들은 “아, 책이 나오기는 나오네요!”,. 또 어떤 사람들은 “이게 그러니까 몇 번 째 책인가요?” 아마도 내가 벌써 책을 내고 새롭게 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책에 대한 반응들이 속속 들어왔다. 많은 분들이 감동 받을 이야기를 해주어서 7년 동안 애쓰고 책을 쓴 보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