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94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22
조회
59
그런데 어느 날 한 인터넷 싸이트에서 족자비안 나이트에 대한 다음과 같은 독후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을 불신자라고 하는 분이 독후감을 올린 것이다.



최 싸장님의 독후감



앞서 밝히지만 나는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불교? 오, 아니다. 나는 무교다. 신보다는 자연의 존재, 그리고 운명보다는 우연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생각 한다. 어린 시절엔 교회가 집근처라서 다닌 적이 있다 친구도 많고 즐겁게 찬송가도 부르고 (그때에는 춤도 췄다) 그보다 좋은 곳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사를 가고, 좋았던 점들이 사라지자 어느 순간 의문이 들었다. 하느님은 한 분이신데 세상일을 어떻게 다 돌보실까... 내 사소한 우연이라든가 장난 실수 같은 것도 하느님의 의한 계획된 것일까. 그 순간 왠지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급할 때나 아쉬울 때만 하느님 예수님 온갖 타령을 하면서 간절히 기도하긴 하지만...



그렇다면 이 책을 왜 골랐나 의문이 들 것이다.



맙소사! 이건 내 실수였다. 나는 책을 고를 때 제목을 보고 겉표지를 보고 소설의 말투를 본다. 친근한 언어일 때 '이 책은 재미있겠구나'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무슨 내용인가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아 매번 조금 읽다 책을 갈아치우기 일쑤인데 이 책도 실수로 고른 것이다... 그냥 제목이 독특하고 그림이 귀엽고 소설이 내게 거는 말투가 굉장히 친근했기 때문이다... 오 나의 성급함.



하지만 기독교가 아니어도 이 책은 내게 많은 걸 알려주고 거부감 또한 잠재워 준다. 솔직히 선교사하면 나쁜 이미지가 많았다. 약한 의지를 맹목적으로 종교에 쏟아 붓는 것 같고, 많은 사람들을 선동하려는 것 같아 보였다. 국사나 세계지리 시간에 배울 때면 선교사들은 나라마다의 문화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기준대로 해서 원주민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종종 있어 '선교사'란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존재라고 의식하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손창남 씨는 다르다. 온화하고, 나처럼 하느님의 뜻인가.. 말도 안 된다 하며 의심하기 보다는 그저 물 흐르듯 쉽고 경쾌하게 자신의 운명의 방향을 신 쪽으로 해놓았다. 어떻게 존재하지도 않고(어쩌면), 보이지도 않는 존재에게 그 어려운 '믿음'을 갖고 나의 모든 것을 바치려하는 걸까...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게 자연스레 이해가 되더라는 것이다. 그대로 따라하라고 하면 못할 것이지만은 분명히 이 책을 읽고 난 뒤 깨달은 점이 많아 내 실수가 어쩌면...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여하튼 이 정도면 불신자라도 매우 감동을 받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