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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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라비안 나이트 100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24
조회
86
온센에서의 문화충격



프로젝트 티모티가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선뜻 프로젝트 티모티 훈련에 참가할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한국에는 훈련을 받을 인원이 많지 않았다.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훈련에 갈 수는 있었지만 시간을 낼 수도 없었고 여비 등을 포함한 비용도 마련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대표 일을 거의 그만 두기로 한 거2007년부터 일본 필드에서 열리는 프로젝트 티모티 훈련에 참여하게 되었다.



동경에 있는 일본 OMF 센터에서 열리는 프로젝트 티모티 덕분에 일본에 대해서 그리고 일본 사람에 대해서 많은 이해가 생겼다. 나에게 일본은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먼 당신처럼 느껴지는 나라였다. 하지만 2007년 11월부터 2009년 4월까지 무려 4번의 일본 방문이 일본에 대한 인상을 많이 바꿔 놓았다.



우선은 한국과 너무나 비슷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의 생김새도 그렇고 여러 가지 사회 제도 등이 너무나도 유사하다. 가격은 전체적으로 비싼데 품질이 좋아서 어떤 것들은 그렇게 비싸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조금씩 다른 점이 오히려 재미있고 일본사람들을 귀엽게 생각하게 만들곤 했다.



길에서 만나 길을 묻을 때면 우리나라 사람처럼 얼마나 당황하고 수줍어하는지 모른다. 마치 자기가 영어를 못하는 것이 무슨 죄라도 지은 것 같은 표정을 하며 다른 친구 뒤에 가서 숨는 등의 모습이 정말 한국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말을 못하지만 헤매는 외국인에게 친절하게 따라오며 알려주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2007년 11월 처음으로 동경에서 열리는 프로젝트 티모티에 참가하기 전에 삿뽀로에서 사역을 하는 이수구 선교사 가정을 방문하러 갔다. 그 때까지는 나는 아직 한국 OMF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었고 이수구 선교사는 1990년 우리가 처음으로 OMF 신임 선교사 오리엔테이션을 받을 때 함께 받았던 오래된 친구이기도 하다. 그리고 JK 선교사와 화해를 위해서 싱가포르 국제본부에 갈 때도 동행해 주었던 고마움도 있고 해서 방문해 교제를 나누었다.



삿뽀로의 11월은 무척 추웠다. 이수구 선교사는 자기 동네에 온센 (우리말로는 온천탕에 해당된다.)에 가자고 해서 따라나섰다. 분위기가 꼭 우리나라 일반 목욕탕 같았다. 모두 옷을 벗어서 탈의실에 벗어 두고 맨 몸으로 탕 속에도 들어가고 탕 주변의 수도꼭지 근처에서 몸을 닦는 모습이 보통 한국의 목욕탕과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청소하는 여자가 들어왔다. 모두 벗고 있는 남자들 사이를 다니며 여기저기를 청소하는 것이 아닌가. 남탕에 용감하게 들어와 청소를 하는 여자도 그렇지만 여자가 들어왔는데 중요한 부분을 가리지도 않고 태연하게 앉아서 목욕을 하는 남자들이 너무도 신기했다.



그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이 이수구 선교사는 느긋하게 옆에서 쳐다보며 웃곤 했다. 이수구 선교사의 그 웃음이 징그러웠다. 그런데 동경에 가서 프로젝트 티모티에 참석하는 캐다나 여자 선교사로부터 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