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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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라비안 나이트 53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04
조회
64
그러나 웃음 뒤에 다시 J. K. 선교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픔이 있었다. 한 선교사의 사임과 관련한 지루한 일이 벌어졌다. 나는 이런 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더욱이 국제본부는 한국 OMF가 문제를 해결하도록 두지 않았다. 국제본부가 중재를 하겠다고 하는 말은 좋지만 적어도 내게 있어서 이 문제를 한국 대표에게 맡길 수 없다는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싱가포르 국제 본부에서 나와 그 선교사가 화해를 하라는 것이었다. 무엇을 화해하라는 말인가. 그 선교사는 나의 대표 재임명을 반대했다. 그것이 화해를 할 문제인가. 그 선교사가 한국 OMF 홈피에 나를 사실이 아닌 내용르로 비난하는 글을 실었다는 것이 화해를 할 문제인지 나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미국은 그렇게 하는가. 영국은 그렇게 하는가. 카나다는 그렇게 하는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대표란 마치 아들에게 아버지가 져주는 것처럼 져주는 것이려니 생각했다. 그래서 싱가포르에서 그 선교사와 만나 화해를 하기로 했다. 그것도 내가 그냥 가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제 삼자가 와서 화해 과정을 지켜보아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일본에서 사역하는 이수구 선교사가 싱가포르까지 와 주었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서로가 동의한 내용을 MOU라고 하는 것에 담아 서로 교환까지 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몇 달 뒤 그 선교사는 다시 사임건을 들고 나왔다. 이제는 한국 홈에서는 사임하고 필드에서만 OMF 선교사로 있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이야기다.



일 년 전에 K 선교사가 태국에서 사임할 때 이와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그는 필드의 리더와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한국 홈에서는 OMF 선교사로 남아 있고, 필드에서만 사임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국제본부와 필드는 어떤 선교사든 OMF 선교사는 필드 멤버이면서 동시에 홈 멤버여야 한다고 확실하게 말했다. 따라서 JK 선교사의 경우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되어야 했다.



결국 지루한 이메일을 주고받은 후에 선교사는 사임을 하게 되었다. 그는 자기 사역지에서 새로운 이름을 단 단체를 만들어 계속 사역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부총재가 전화를 했다.

“창남, 일전에 싱가포르의 한인 교회에서 국제 OMF에 미화 30만 불을 헌금하면서 꼭 필요한 것에 쓰라고 했는데, 그것을 사임하는 JK 선교사를 축복하는 의미에서 주면 어떨까?”



그의 전화를 받는 순간 수 십 번을 생각해 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화해 후 약속을 저버린 선교사의 사임을 축복하기 위해서 미화 30만불을 준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사실 한국 홈은 적자로 수 억 원의 빚이 국제본부에 있었지만 그것을 탕감해 주지 않았다. 그런데 벌을 주어도 시원하지 않은 선교사의 사임을 축복하기 위해서 그 돈을 쓴다는 것이 도저히 용납되지 않았다.



나는 안 되는 영어로 그것이 부당함을 이야기 했다. 전화를 끊고 났는데, 맥이 탁 풀린다. 집에 왔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이것이 리더가 꼭 겪어야 하는 고통인가. 아니면 부당한 처우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고민이 며칠 계속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30만 불이 아니라 3천불이었다고 한다. 내가 흥분한 바람에 잘 못 들은 것이었다. 하지만 3천불이라고 해도 여전히 나에게는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이 되었다. 그러다가 결정적인 사건이 터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