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8-1 어린이 티 파티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3-04 19:20
조회
95
8-1 어린이 티 파티

어린이 티파티에 떠날 사람들이 함께 타고갈 차를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는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부인들뿐이었다. 이렇게 부인들만 가는 곳이면 오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늦었다. 차가 떠나려고 하자 다위와 호세의 손을 잡고 차에 올라탈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달려 차가 어느 집 앞에 도착해서 아이들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 다위와 나이가 같았던 마가렛이라고 하는 여자 아이를 제외하면 함께 모인 10명의 아이들은 모두 3살 혹은 4살 정도의 아주 어린 아이들이었다. 이런 아이들이 모여서 티파티를 한다니, 정말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아이들은 모두 둥그런 식탁과 키가 아주 작은 의자에 다 성장한 신사 숙녀들처럼 앉았다. 식탁 가운데에는 과자와 티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 앞에는 각자 과자를 덜어 먹을 개인용 접시와 티 잔이 있었다. 아이들은 한 명씩 차례를 기다리며 과자 접시에서 자신의 개인 접시에 과자를 하나씩 덜었고, 차를 주전자에서 컾에 채워 주자 아주 조심스럽게 마시는 것이었다.

OMF 국제본부에서 열리는 신임 선교사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해서 겪었던 가장 큰 어려움은 영어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내와 나만이 아니었다. 다위 호세 역시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루는 강의 중간에 갑자기 방에서 무언가를 가져오려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불도 켜지 않은 채 방안 침대에 다위가 우두커니 않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위야, 왜 여기 이러고 있어.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다위는 힘없이 말했다.
“아빠, 나는 말을 못 알아듣잖아요.”

아무 말도 못하고 방을 나오는데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한국에서는 아이들의 영어를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 와서는 다위와 호세에게 영어를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인도네시아에 가면 즉시 영어를 사용하는 선교사자녀 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상태였다. 한국에서 영어를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을 싱가포르에 데리고 와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도 한계를 많이 느꼈다.

다위에게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현지어를 배울 때 사용하는 LAMP라는 언어 프로그램을 시켜 보기로 했다. LAMP 프로그램은 Language Acquisition Made Practical의 약자로서 실용적으로 현지어를 배우는데 탁월한 프로그램이다.

싱가포르 시내에 가서 색종이를 사왔다. 그리고 카드 한 장에 다섯 개에서 여섯 개의 문장을 만들어 다위에게 외우게 했다. 다위를 위해서 영어 문장만 적은 것이 아니라 관련된 그림도 하나씩 그려주었다. 다위는 집에서 카드 한 장에 있는 영어문장을 외운 다음 그것은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는 모든 선교사들에게 찾아가서 연습하도록 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I have a friend.
His name is Matthew.
He has a rabbit.
It's name is Snowball.
The skin of the rabbit is wh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