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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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어린이 티 파티 (2)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3-05 19:23
조회
77
그러던 어느 날 다위와 호세가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소식을 들은 어떤 영국 부인이 내일 아이들 티 파티를 하려고 하는데, 너희 아이들을 초대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마침 아내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어떤 여자선교사님을 모시고 시내에서 물건을 사러 나가기로 했고, 결국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어린이 티파티에 가게 되었던 것이다.

이미 초등학교에 다니는 다위나 마가렛 정도의 아이들은 그런대로 자신을 자제할 만한 나이니 어른스럽게 참고 차을 마실 수 있다고 하자. 하지만 3살, 4살 된 아이들이 어떻게 이런 티파티를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이내 그 어머니들이 하는 것을 보는 순간 사라졌다.

어머니들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자신들끼리의 수다를 떠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기 아이들의 뒤에 와서 의자 뒤로 자기 아이들을 붙들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행동이 흩으러 지면 아이들에게 조금 단정하게 티를 마시면 좋겠다고 계속해서 말해 주는 것이었다.

조금 후에 더 놀라운 광경이 있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옆에 있는 아이들과만 조심조심 이야기를 하고 건너 있는 아이들이나 자기 앞에 있는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이야기 하지 않았다. 마가렛의 옆에 다위가 앉았고, 다위의 옆에 마가렛의 여동생이 앉게 되었다. 마가렛이 7살이니 동생은 아마도 5살 정도 되었던 것 같다.

티파티가 시작되고 나서 시간이 제법 흘렀을 때 마가렛의 동생은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마가렛에게로 갔다. 마가렛의 동생이 언니에게 이야기 하려면 다위가 중간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언니 마가렛의 귀에다 대고만 조용히 이야기를 하고 다시 자기의 자리에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 후 마가렛도 동생에게 이야기 할 것이 있으면 다위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일어나서 동생에게 가서 조용히 귀에다만 이야기를 하고 오는 것이었다. 그 광경을 정말 경이롭게 지켜보았다. 만약에 한국에서 아이들이 이 정도로 모인다면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어머니들은 얼마 동안 아이들이 티파티를 즐기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그 들 가운데 아이들과는 상관없이 모여서 수다를 떠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이들은 한 30분가량을 그렇게 나름대로 티를 즐기고는 엄마의 허락 속에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그네, 시소, 코코블록 자전거 등을 즐기며 마음꼇 놀았다. 아이들이 놀이터에 나간 다음 엄마들은 아까 아이들이 즐기던 그 식탁에서 아이들이 남긴 쿠키와 차를 마시며 대화를 즐겼다. 그리고 한 한 시간이 지났을까 엄마들은 아이들을 불러서 집으로 갈 준비를 시켰다. 아이들은 더 놀겠다고 투정을 부리지도 않고 다른 친구들에게 가서 다시 만나자면서 즐겁게 헤어지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