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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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바하사 인도네시아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2-17 07:42
조회
245
V. 바하사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300개 이상의 언어가 공존한다. 하지만 정부는 공식적으로 하나의 언어만을 인정하고 공적으로 사용한다. 인도네시아의 공용어는 '바하사 인도네시아'다. '바하사' (bahasa)란 언어라는 뜻이다. 바하사 인도네시아는 원래 바하사 말레이에서 유래된 것이다. 아마도 상인들이 언어가 다른 지역을 다닐 때 공통적으로 사용하다가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를 지배하면서 이 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인도네시아 어는 배우기에 비교적 쉬운 언어다. 문법도 간단하고 접두사와 접미사로 파생어를 만드는 것도 쉽다. 예를 들어 어제 책을 읽었다라고 말하고 싶으면 책을 읽는다라는 현재형에 과거를 나타내는 부사 하나만을 넣으면 된다. ‘크다’라는 ‘브싸르’ (besar)라고 하는 형용사에 앞에 '끄' (ke)라는 접두사와 '안' (an)이라고 하는 접미사를 붙여 '끄브싸란' (kebesaran)이라고 하면 웅장함이라는 형용사에서 파생된 명사가 된다. 복수도 영어처럼 불규칙이 많지 않고 단어를 두 번 사용하면 복수가 된다. 예를 들어 사람이 '오랑' (orang)인데 '오랑오랑'하면 사람들이 된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런 언어가 국제어가 되면 좋겠다.

물론 인도네시아 언어가 쉽다고 해서 강의나 설교를 하는 언어까지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 말에도 자생적인 언어와 중국의 한자어가 공존하듯이 인도네시아 언어도 외국에서 온 언어들이 공존하고 있다. 특별히 전공용어 등과 같은 학문에 필요한 언어들은 평소에 사용하는 언어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어렵다.

인도네시아 특히 자바는 인도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다. 따라서 고급 언어 속에는 산스크리스트어에서 온 단어들이 많이 있다. 그러다가 이슬람이 퍼지면서 종교적인 언어에는 아랍어가 많다. 기독교 용어에도 이런 언어들이 혼재되어 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기 시작하면서 서양에서 온 새로운 문물들은 네덜란드어나 라틴어에서 온 단어들이 많다. 최근에는 미국의 영향이 많이 영어 단어도 많이 들어 있다.

이러니 인도네시아어를 배우는 것이 쉽다고만 할 수는 없다. 누가가 언어를 배우는 사람은 마치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들이 엉덩방아를 찌어야만 제대로 걸을 수 있는 것처럼 실수를 통해서 배우게 된다. 어떤 때는 스트레스도 되지만 어떤 때는 실수하는 나나 그 실수를 듣는 현지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