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38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38
조회
325
상징 빼앗기 (Symbol Theft)



상징 빼앗기란 에딘버러 대학의 선교학자인 앤드류 월스 교수가 주로 사용하는 말인데 이교도들의 종교적 용어를 버리고 낯선 용어를 사용하지 말고 그들에게 익숙한 종교적 용어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앞에서도 설명한 바 있지만 시도행전 11장 20절에서 흩어진 사람들이 안디옥의 헬라인들에게 가서 주 예수를 전했다고 하는 기사는 우리에게 대단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즉 유대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사용했던 메시아라고 하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아니고 당시 이교도들인 헬라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상징을 그대로 가지고 와서 다른 의미로 기독교를 설명했다는 것이다.



종교적 용어들을 갖다 버릴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들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기독교를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 중에 불교에서 사용하던 용어들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기도 같은 것이다. 기도는 기독교인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절에서도 사람들은 기도를 한다. 다만 우리와 조금 다른 형태를 지닌다. 불교에서 기도를 할 때는 사람들의 생년월일을 언급한다.



필자의 어머니는 필자가 예수를 믿을 당시 절에 열심히 다니는 보살이었다. 15년 후 그러니까 인도네시아에 선교사로 가기 바로 전에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셨다. 그리고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참고로 어머니는 이미 미국으로 이민을 가있었기 때문에 자주 만나 볼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필자는 선교훈련을 받기 시작하면서 어머니께 기도를 부탁드리고 싶었다. 국제전화로 전화를 드려서 기도를 부탁했다.



“어머니, 이제부터 선교사 훈련을 받게 되었어요. 꼭 매일 저를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그러자 어머니가 대답을 하셨다.

“그래, 걱정마라. 내가 새벽마다 일어나 ”갑오생 손창남“을 위해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다.”

고 3 때 주님을 믿기 전까지는 나도 어머니를 따라서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고 기도를 했기 때문에 어머니께서 갑오생 손창남이라고 기도하는 것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필자가 태어난 해가 1954년 갑오년이다.



내가 어머니께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이것이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그렇게 기도해주세요. 하지만 하나님은 갑오생이라고 연도를 말하지 않아도 손창남을 위해서 기도한다고 하면 다 이해하실 겁니다.”



필자의 어머니에게 있어서 기도라고 하는 것은 불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도를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으셨다. 다만 불교식으로 기도를 하셔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