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37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37
조회
368
구속적 유사 (Redemptive Analogy)



구속적 유사란 각 민족마다 복음을 설명할 수 있는 고유한 이야기들을 말한다. 그것은 오래 전에 일어났던 일일 수도 있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화해의 아이들



돈 리처드슨이라고 하는 선교사사 인도네시아의 이리안 자야라고 하는 곳에 가서 선교사역을 했다. 사위족은 배신을 가치로 여기며 사는 부족이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리처드슨 선교사가 신약 성경을 번역해서 사람들에게 들려주었지만 사람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복음서의 뒷부분에서 가롯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했다고 하는 말에 부족들은 오히려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어느 날 이들에게 익숙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이웃 부족과 전쟁을 한 후 서로 화해하는 장면을 통해서 선교사는 복음을 전할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오랜 싸움을 끝내는 과정에서 각 부족장의 아이를 서로 교환하는 것을 보고 리처드슨 선교사는 하나님과 부족들 사이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아이 예수를 받아들이는 것을 믿음으로 설명했다. 부족들 사이에 놀라운 부흥이 있었다.



유대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이미 익숙한 유월절 어린 양의 피로 충분히 설명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있어 피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유쾌한 것은 아니다. 필자가 처음 교회에 가서 예수의 피 밖에 없네 라고 하는 찬양을 부를 때 매우 거북했다. 따라서 우리가 복음을 전할 때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나 이야기를 가지고 전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가지고 전하는 것이다. 이를 구속적 유사라고 한다. 선교사들은 타문화에 가서 이런 이야기들을 찾아내 복음을 설명하려고 애썼다.



필자가 섬기던 족자카르타라고 하는 도시는 자바 문화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그곳은 천 년 이상 자바 왕국의 도읍이었다. 이곳에 온 가톨릭 선교사들은 자바의 문화 속에 있는 구속적 유사에 관심이 많았다. 자바 사람들은 라뚜 아딜이 나타날 것을 믿고 있었다. 라뚜 (ratu)란 여신, 혹은 여왕을 의미한다. 아딜 (adil)이란 정의롭다는 말이다. 그러니 라뚜 아딜이란 정의의 여신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라뚜 아딜이 나타나면 전쟁도 없고 죽음도 없고 배고픔도 없고 슬픔도 없다는 것이다. 마치 예수님의 천년 왕국의 그림과 유사하지 않은가. 오래 전에 이곳에서 복음을 전했던 가톨릭 신부들은 이 부분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였다.



많은 선교사들은 이처럼 자신이 섬기는 문화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만한 이야기들을 찾아내려고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