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36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37
조회
327
7. 상황화의 이슈들



복음을 타문화에서 전할 때 발신자 중심이 아니라 수신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한 마디로 말하면 상황화라고 할 수 있다. 상황화를 또 다시 설명한다면 벽과 협곡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상황화에는 몇 가지 생각해야 할 이슈들이 있다.



역동적 등가 (Dynamic Equivalent)



선교사들이 성경을 번역할 때 성경에 나타나는 단어들을 자신이 섬기는 사회에서 발견할 수 없을 때 새로운 단어를 소개해 줄 것인가 아니면 똑같지는 않지만 이미 그 사회 안에 있는 단어로 대체할 것인가를 가지고 고민한다.



예를 들어 도둑이 없는 부족 사회에서 도둑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 것인지. 양을 본 적이 없고 돼지 밖에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고 표현할 때 어떤 반응이 일어날 것을 기대할 것인지는 큰 고민이다.



우리말 성경에는 예수님이 오천 명에게 떡을 나누어주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영어로 bread라고 되어 있는 떡이 우리가 생각하는 쌀로 만든 떡이 아니라 밀가루로 만든 빵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만약 빵이라고 했다면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조선 시대에는 빠리 바게트도 없고 뚤레주르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빵 대신 떡으로 설명하는 것이 역동적 등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빵과 떡은 여러 면에서 다르다. 빵은 밀가루로 만들고 떡은 쌀가루로 만든다. 빵은 오븐에서 굽지만 떡은 시루에서 증기로 찐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능에 대한 차이다. 빵은 중동 지역에서 주식이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떡은 간식이다. 예수님이 들에서 5천 명에게 빵을 나누어주었다고 하면 그것은 주식을 나누어주었다는 이야기다. 지금 상황으로 말한다면 도시락을 나눠주셨다고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만약 지금 상황에서 오천 명에게 떡을 나눠주었다면 그것은 간식을 나눠주었다는 이야기니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이 사람들에게 초코 파이를 주셨나 하고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수님이 '나는 하늘로서 내려온 생명의 떡이다.'라고 한 말도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것은 중동사람들에게 나는 생명의 빵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늘 먹는 것이니 아, 예수님이야 말로 우리 생명의 근원이구나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떡이라고 하면 그런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람들에게는 떡이라고 하는 것이 분명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이것은 사족인데 요즘은 어린이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빵이 무엇인지 아는데 왜 아직도 떡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