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28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36
조회
96
● 흩어진 사람들의 노력



초대교회부터 벽을 넘기 위한 많은 노력을 이미 했다. 사도행전 8장에서 스데반의 순교로 핍박이 시작되었을 때, 핍박을 피해 사마리아로 간 사람들과 안디옥으로 간 사람들은 선교라는 차원에서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사도행전 8장 초반부에는 흩어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사울은 그가 죽임 당함을 마땅히 여기더라. 그날에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에 큰 박해가 있어 사도 외에는 다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니라.(행 8:1).



그 흩어진 사람들이 두루 다니며 복음의 말씀을 전할 새 빌립이 사마리아 성에 내려가 그리스도를 백성에게 전파하니(행 8:4-5).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지만 사도행전 8장 이후 11장에서 이 흩어진 사람들이 다시 등장한다.



그때에 스데반의 일로 일어난 환난으로 말미암아 흩어진 자들이 베니게와 구브로와 안디옥까지 이르러 유대인에게만 말씀을 전하는데 그중에 구브로와 구레네 몇 사람이 안디옥에 이르러 헬라인에게도 말하여 주 예수를 전파하니(행 11:19-20).



8장과 11장에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스데반의 죽음을 계기로 각지로 흩어졌다. 이들이 동일한 사람들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동일한 그룹에서 나왔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다른 대상을 상대로 복음을 전한 것을 비교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8장 5절에 흩어진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예루살렘 교회의 일곱 집사 가운데 한 사람인 빌립이다. 빌립은 사마리아에 가서 복음을 전했다. 5절과 12절에는 그가 그리스도를 전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미 메시야에 대한 개념이 있었던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표현하며 전한 것은 문화적으로 매우 적절한 방법이었다.



조금 곁가지로 가는 것 같지만, 사마리아 사람들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요한복음 4장을 잠시 살펴보자. 예수님이 수가라고 하는 사마리아 마을을 지나가시다가 우물가에서 한 여인과 대화를 나눈다. 동네사람들은 그 여인이 어떤 사람인지 다 알고 있었다. 예수님이 그 여인에게 “네 남편을 데리고 와라”라고 하시자 여인은 사실을 숨기려고 남편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여인은 예수님을 그저 평범한 유대 남자로 알고 대화를 나누다가 그분이 선지자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평소에 품고 있었던 신앙의 질문들을 쏟아낸다. 그런 여인의 입에서 맨 마지막에 나온 말을 보자.



여자가 이르되 메시야 곧 그리스도라 하는 이가 오실 줄을 내가 아노니 그가 오시면 모든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시리이다.(요 4:25).



이 말이 다섯 남편이 있었고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던 당시에도 남편이 아닌 남자와 살고 있는 여자의 입에서 나온 고백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여인은 당시 사마리아의 기준으로 본다면 주류 사회에 어울리기 어려운 형편의 여자였다. 그러니 그 여인보다 훨씬 더 종교적이었을 사마리아의 보통 사람들이 이미 메시야를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