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92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9 00:10
조회
77
● 세무대학 수련회를 마치고



1988년은 한국이 올림픽으로 떠들썩하던 때였지만 제게는 가족 안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 있었던 해이기도 했습니다. 세무대학에서 교수를 7년 째하던 해인 87년 말에 인도네시아에 회계학 교수로 가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임을 하나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그 때부터 가족의 구원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그 기도를 다음 해인 88년에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셨습니다.



88년 초 하와이에 이민 가서 사시던 아버지가 위암 수술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은 슬펐지만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의 구원을 위해서 무언가를 시작하셨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주일 후에 동생으로부터 들은 소식은 절망적이었습니다. 암세포가 너무 많이 퍼져서 의사는 아무 것도 제거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3개월 정도 사실 것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아버지께 달려가서 복음을 전했고 아버지는 주님을 영접하셨습니다.



그 후 한국으로 돌아와 있다가 4개월 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장례가 공교롭게도 세무대학 기독학생회의 여름 수련회와 겹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되어 아버지의 임종과 장례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친구 목사에게 제가 없는 동안 세무대학 기독학생회의 수련회에서 말씀을 전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여하면서도 수련회에 대해서 궁금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셨을까, 학생들은 전해진 말씀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하고 궁금했지만 기도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제가 사무실에서 한 통의 편지를 읽었습니다. 그 편지가 남아 있지 않아서 제가 그래도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고 대강 제가 기억하고 있는 대로 써보면 이렇습니다.



“교수님, 저는 이번 수련회에서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특히 강사 목사님께서 성경에서 말하는 본질이 무엇인지를 잘 말씀해주셨습니다. 교수님이 평소에 가르치시던 것과 조금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주권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교수님께서도 후배들에게 자유의지만 아니라 하나님의 예정에 대해서도 가르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 편지를 읽는 동안 온 몸의 피가 역류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그 동안 해왔던 사역에 대한 평가라면 받아들일만하다. 하지만 나는 한 번도 자유의지가 어떻다느니 예정설이 어떻다느니 하고 가르쳐본 적이 없었다.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이 어떻게 말하는 가에 대해서 가르쳤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그 자리에서 편지지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