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두 가지 모델 97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9 00:11
조회
357
이건 그저 지나가는 말인데 사도 바울이 아시아에서 복음을 전했다고 하니 아마 인도, 중국까지 왔나보다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에베소가 있는 지역에 한정된 곳을 아시아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 말한다면 터어키 반도의 서쪽 부분을 말하는 것입니다.



후에 죄수의 몸으로 로마에 가게 되지만 그곳에는 사도 바울이 가기 전에 이미 복음이 전해져 있었습니다. 로마서는 사도 바울이 에베소에서 썼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가 로마를 방문한 적이 없는 상태에서 쓴 것입니다. 하지만 로마서의 수신자는 불신자들이 아니라 이미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도 바울이 로마에 가기 전에 이미 누군가 그곳에 복음을 전한 사람들이 있다는 말입니다.



또 다른 증거들도 있습니다. 사도행전의 마지막인 28장에 사도 바울 일행이 로마에 도착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곳에 보면 믿는 형제들이 사도 바울 일행을 영접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러니 자유롭게 복음을 전한 곳은 위에서 열거한 여섯 군데로 제한되는 것은 올바른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풀뿌리 선교는 특별한 조직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의 선교를 보면 함께 한 사람들이 늘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쓴 누가 같은 사람이 아마도 여행의 일지도 쓴 것 같습니다. 그것은 특히 후반부에 나오는 여행 기록을 보면 매우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사도행전 15장에 나오는 마가 요한을 여행에 함께 데리고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다투고 심히 갈라지는 것을 보면 현재 선교단체의 허입 문제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재정의 문제일 것입니다. 풀뿌리 선교를 한 사람들은 글자 그대로 자신의 재정을 자신들이 충당했습니다. 하지만 바-바 모델의 경우는 후원에 의존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도 바울에 대한 오해 가운데 하나는 사도 바울이 텐트 메이커였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가 텐트를 만드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상태에서 선교를 감당했다고 한다면 저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텐트 만드는 일을 전업으로 했다고 하는 것에 동의하지 못합니다.



만약 사도행전 18장에 나오는 한 줄의 기록을 가지고 사도 바울은 계속 텐트를 만들었고, 그래서 후원이 필요 없는 사도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마치 삼국사기에 나오는 한 줄의 기록을 가지고 32편짜리 드리마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요.



유대인들의 전통 속에는 고관대작의 자녀라도 반드시 세속적 직업을 하나는 가지고 살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사도 바울도 그렇게 했을 것은 이해가 가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직업이 필요한 때 얼마든지 그것으로 전도에 활용하거나 혹은 재정을 충당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이 텐트 만드는 일을 전업으로 했다고 하는 증거는 없습니다. 만약 그가 감옥에 갇혀있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배멀미를 하는 항해 속에서 계속 텐트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가 두란노에서 제자들을 가르칠 때 텐트를 만들면서 가르쳤을까요.. 그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