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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 88: 신뢰를 쌓는 방법 2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24-02-12 10:32
조회
25
(3)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인도네시아 문화와 내가 익숙한 한국 문화는 많이 다르다. 사역 초기에는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가장 큰 차이는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이다. 인도네시아 문화에는 바사바시라는 개념이 있다. 이것은 체면치레로 자신의 원하지 않는 대답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먹고 싶어도 주인이 권하는 음식을 얼른 먹지 않고 세 번 정도를 사양한다. 아마도 이것은 진의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화인 것 같다.

또 많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는 하이 컨텍스트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이다. 하이 컨텍스 커뮤니케이션이란 나와 대화하는 사람의 진의를 말 그대로 맏아들이지 않고 그 사람의 컨텍스트에 따라 달리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한 번은 학생 임원들이 내게 와서 어떤 일을 하겠다고 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그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학생들의 자발성을 살리고 싶어 마지못해 그렇게 하자고 했다. 며칠 뒤 학생 임원들에게 그 일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물었다. 임원들은 그 일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내가 왜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을 때 학생들은 빡 손이 원하지 않는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분명히 하라고 했다. 내가 할 말을 기억하는 것은 내가 원하지 않으면서도 하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학생들은 말했다. 분명히 빡 손은 하지 말라고 했다고. 그래서 아니라고 내가 원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하라고 분명히 했다고. 그러자 학생들은 빡 손은 입으로는 하라고 했지만 얼굴표정으로는 하지 말라고 한 것이었다고 대답했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에게는 내 말보다 내 얼굴표정이 중요한 메시지가 된 것이다.

문화를 존중하는 것은 좋지만 문화를 초월한 진정성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4) 주님 안에서 한 지체라는 것을 강조했다.
우리는 주님 안에서 한 지체를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에는 300 종류의 인종이 섞여서 살고 있다. 내가 만난 학생들만 해도,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자바인, 순다인, 바딱인, 다약인, 암본인, 또라자인, 발리인, 꾸팡인, 숨바인, 파푸아인 등, 수 십 종족을 만나보았다. 이들 가운데 서로에 대해서 적개심을 가지고 있는 종족도 있었다.

특별히 중국계와 현지인들 사이는 물과 기름 같은 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998년 전국적으로 소요사태가 났을 때 대부분의 중국계 가게들이 약탈을 당했다. 죠이에서도 초기에 중국계와 현지인들 사이에 넘을 수 없는 계곡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지체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어느 새인가 그 장벽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