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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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라비안 나이트 32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2:58
조회
57
그런데 1분도 되지 않아 또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보통 녀석이 아닌데. 아니 내가 분명히 받은 것을 알텐데도 또 전화를 해.’

괘씸하게 생각하면서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단호한 어조로 받았다.

“여보세요!”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단단히 타일러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저쪽의 목소리가 이상했다. 왠 일인지 내가 잘 아는 목소리 같았다.

“저 혹시 그 전화번호가 017에 xxx xxxx가 맞나요?제가 어제 교회에서 핸드폰을 분실했습니다. ”

아까와 똑 같은 내용의 전화를 수상한 남자가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나는 전화를 끊지 않고 그 목소리를 계속 주의해서 들었다.

“...................”



나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생각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상대방이 묻는 내용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주인공의 목소리가 누구인지 생각났다. 예전 자카르타에서 은행에 다닌 적이 있고, 최근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할렐루야 교회의 선교부를 섬기는 분이었다.



“혹시 허종학 집사님 아니세요?”



그 쪽은 내가 하는 질문에 더 놀라는 기세였다.

“네, 맞는데요? 누구시지요?”

놀라운 일이다. 아니 왜 허종학 집사님이 새벽부터 다위에게 전화를 해서 전화번호를 확인한다는 말인가.

“저 OMF의 손창남 선교사입니다. 그런데 어쩐 일이세요? 이렇게 제 딸 아이 핸드폰에 전화를 다 하시고?”



“제가 어제 교회에서 제 핸드폰을 잃어버렸습니다. 밤에 아무리 제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더라구요. 혹시 아이들이 집어 갔다면 전화를 받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새벽 7시에 빵빠레가 울릴 것이고 그러면 그 부모가 그 빵빠레를 듣고 제 전화를 받지 않을까 해서 빵빠레가 울리는 시각을 기다렸다 이렇게 전화를 드리는 것입니다.”



“아,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마침 제 딸아이와 아내의 핸드폰이 같아서 딸 아이 핸드폰으로 아침부터 외간 남자가 수작을 건다고 생각해서 첫 번 전화는 꺼버렸습니다. 하지만 둘 때 전화에는 왠지 목소리가 낯익은 소리라고 생각해서 끊지 않고 끝까지 들은 것입니다.”



허 집사님도 이렇게 우연히 나와 통화를 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했다.

“제가 요즘 선교사님에 대해서 별로 연락도 드리지 않고 하니 하나님이 이렇게 선교사님과 접촉하도록 일을 만드신 것 같습니다. 제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부지런히 나갔는데, 어느 순간에 보니 핸드폰이 없더라구요.”



“네, 장로님, 아주 우연히도 장로님 핸드폰과 똑 같은 것을 아내가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을 미국에서 오신 이경철 목사님께 빌려드렸는데, 아마 장로님이 식탁에 놓고 가신 것을 자신의 것을 알고 이 목사님이 주머니에 그냥 넣어 가지고 오셨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