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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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까 이야기 2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09 04:25
조회
47
자카르타로 가기 전 출국과 관련한 수수료를 내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롬복(롬복은 바이까의 고향인데, 발리의 오른쪽에 있는 섬입니다. 발리는 힌두교인이 많지만 롬복에는 무슬림들이 많습니다.) 에 있는 대행사로 가는 길에 사고를 당했습니다. 제가 다른 오토바이와 부딪혀서 공중을 돌아 길가에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마치 사탄이 제가 한국으로 가는 것을 방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그렇게 큰 상처는 없었고, 다만 무릎에만 상처가 크게 나고 부어올라서 걷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때 친구가 우연히 지나가다가 제가 사고를 당한 것을 보고는 곧 저를 도와 치료를 받게 하려 하였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이 사고 소식을 다른 사람들을 통해 알기 전에 그저 빨리 집으로 가고 싶은 생각뿐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이 소식을 들으면 분명 놀라고 마음 아파하실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집에서도 긴 바지를 입어서 손과 다리에 난 상처를 숨겼습니다. 저는 부모님이 사고에 대해 알지 못하시기를 바랐습니다. 만약 이 사실을 아시면 제가 한국에 가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크리스마스 전 날 자카르타로 출발하여 일주일간 한국어 수업을 들은 뒤 2001년 1월 초에 한국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에 간 첫날 인도네시아, 필리핀, 스리랑카에서 온 다른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친구들은 많았지만 저는 한국에 잘 정착해서 적응하지는 못했습니다. 매일같이 울었고 가족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한국에 온지 한 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았을 때 사탄이 또 다시 어머니를 공격하여 저를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가 갑자기 심장이 아파서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매일같이 울었고 인도네시아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친구들은 날 위로하고 마음을 굳게 먹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나도 하나님이 어머니를 고쳐주시기를 위해 계속 기도하였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