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유게시판

구)자유게시판

바이까 이야기 3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09 04:26
조회
45
한국에 온 지 3개월이 지나서 안똔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같은 직장에서 그를 보기는 하였으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안똔은 남자고 게다가 기독교인인 그와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였고, 기독교인이 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친구들은 제가 한국에 잘 적응하여 정착할 수 있도록 안똔과 친하게 지내도록 부추겼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침내 저도 안똔을 남자친구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매주 일요일마다 안똔은 저에게 함께 교회에 가자고 권하였으나, 저는 결코 그러지도 그러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교회에 가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종교를 배신한다면 그것은 하나님께 죄를 짓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무렵 미스터 양(양동철 형제를 바이까는 이렇게 부름)도 만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목요일 밤마다 미스터 양과 친구들이 교회에 온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일하던 상도동에 있던 공장과 가까운 교회였습니다. (아마도 상도제일교회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기도하는지 알고도 싶고 보고도 싶었습니다. 그 전에는 기독교인들이 기도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스터 양 몰래 조용히 교회에 혼자 가곤 했습니다. 목요일 밤에 미스터 양과 친구들이 기도하는 것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문에 달린 창을 통해 그들이 기도하는 것을 엿보았고, 다들 나오기 전에 빨리 교회를 빠져나오곤 하였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어느 일요일에 안똔을 따라서 ‘Y' 교회라고 하는 곳에 가 보았습니다. 하지만 교회에서 저는 너무 따분했고, 화도 나고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교회에서 뛰쳐나가 하나님께로 돌아가 용서를 빌고 싶었습니다. 그 때 그 교회에서 안똔의 친구인 인석이라는 사람이 나에게 인도네시아어 성경을 주며 읽어보라고 권하였습니다. 꾸란 이외의 다른 성경을 읽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저녁에 성경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일어나 성경을 펼쳤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읽은 구절은 요한계시록 22:12~13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요한계시록 22:12 보라 내가 속히 오리니 내가 줄 상이 내게 있어 각 사람에게 그 행한 대로 갚아 주리라 13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요 시작과 마침이라’



이것을 읽으니 두렵고 몸이 떨려서 바로 성경을 덮었습니다. 두려웠기 때문에 다시 성경을 읽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은 혼란스러웠고 평안이 없었습니다. 항상 성경에 있는 내용이 과연 사실인지를 생각했고, 다시 성경을 펼쳐 창세기부터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때 이후로 저는 매일 성경을 읽었고 교회에도 자주 갔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