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6-1 꿈인지 생시인지 (2)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2-21 09:16
조회
53
어느 날 학생들이 수하르토 대통력의 딸 뚜뚯에 대한 조크를 들려주었다. 뚜뚯의 이름을 가지고 장난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말장난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어로 하면 재미있지만 한국말로 그 농담을 번역하면 의미가 없어서 여기서 그 내용을 모두 설명할 생각은 없다. 중요한 것은 기가 막히게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를 한 학생에게 들은 후, 여러 사람에게 이 농담을 전해 주었다. 사람들이 아주 재미있어 했는데, 외국인인 내가 인도네시아어로 말장난을 하는 것이 더 재미있었는지도 모른다.

어느 날 꿈을 꾸었는데, 내가 이 농담을 다른 사람에게 하고 있을 때 경찰 두 명이 나에게 다가 왔다. 그리고 나에게 조금 전에 사람들에게 무엇이라고 말했느냐고 물었다. 나는 별다른 이야기가 아니라고 얼버무렸지만, 경찰은 나를 경찰서로 끌고 갔다.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정확이 기억이 아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 상황이 너무나 생생해서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날 두따와짜나 대학에서 강의를 마치고 교수들과 함께 교수 휴게실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꿈 이야기를 해주었다. 교수들은 모두 재미있다고 박장대소를 했다. 강의시간이 되어서 강의실로 들어가 강의를 했다.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서 교정을 나섰다. 그 때 건장한 두 사람이 와서 내 팔을 잡았다. 그리고 경찰서로 가자는 것이었다. 정말 놀랐다. 꿈에 경찰에 잡힌 것과 거의 비슷한 상황이 재연이 되다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혼동이 될 정도였다. 심지어 마음속에 대통령 일가가 나의 꿈까지 도청을 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경찰서에 가서야 왜 내가 경찰서에 오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당시에 몇 명의 외국인이 정식 취업이 아닌 상태에서 강의를 하면서 돈을 번다는 신고가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두따와짜나 대학에 어떤 한국 교수가 회계학을 강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사를 했던 것 같다. 물론 나는 합법적으로 이민국의 허락과 노동부의 취업 허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일도 없이 풀려났다.

하지만 그 꿈과 현실이 동시에 생긴 일에 대해서는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