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46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39
조회
85
타문화 석의 훈련



선교지로 가기 전 GMTC에서 받았던 훈련 가운데 하나가 타문화 석의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 당시는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선교지에서 지내면서 그 의미를 더 확실하게 이해했다. 예를 들어 예수님이 제자들과 목욕을 했다는 표현 같은 것이다.



본문의 이해도 당시 문화 코드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그 당시의 문화를 의미없이 지금 가져다 쓰려고 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한 13장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장면을 생각해보자. 당시 발을 씻긴다는 것은 일상에서 흔히 있는 일이었다. 2000년 전 팔레스타인은 먼지투성이의 길이었고 사람들은 끈으로 매는 샌달을 신고 다녔다. 그러니 하루 종일 거리를 걸어 다니고 나면 발은 때와 먼지로 범벅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내가 어릴 때를 떠올려보면 이런 상황이 더 잘 이해가 된다. 우리가 어릴 때문 해도 아이들은 대부분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 고무신을 하루 종일 신고 다니면 발에서 나는 땀과 먼지가 하나가 되어 봐줄 수 없을 만큼 더러워진다.



하루 종일 동네에서 놀다 들어오면 반드시 하는 일이 있었다. 그것은 마당 한켠에 있는 우물이나 수돗가에 가서 발을 깨끗이 씯고 고무신을 닦은 후 댓돌 위에 고무신을 거꾸로 엎어 놓고 수건으로 발을 닦아 물기를 없앤 다음에야 방에 들어올 수 있었다.



유대인들의 식사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식탁과 의자에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상에 둘어앉아 몸을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식사를 하는 형태였다. 평상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샌달을 벗어야 한다. 그러면 땀과 먼지가 범벅인 발이 나오게 된다. 그 발을 씨지 않고서 상위로 올라가는 것은 예의바르지 못한 일이다.



우리나라와 팔레스타인의 차이는 우리는 물이 많은 나라지만 팔레스타인은 아무 곳이나 수도나 우물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평상에 올라가기 전 누군가 물을 대야에 떠가지고 와서 발을 씻겨주고 나서 수건으로 닦아준 다음에 평상에 올라가야만 하는 것이다.



그 일은 매우 천한 일이라 하인들이 해주었고 만약 하인들이 없다면 가장 아랫사람이 하는 것이었다. 제자들은 그 당시 누가 크냐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예수님은 식사 자라에서 발씻는 사람의 모습을 재연해본 것이지 하지 않던 일을 새로운 이벤트로 연출하신 것이 아니다.



여기서의 메시지는 겸손하게 섬기는 것이지 발을 씻기는 행위가 아니다. 나는 여러 곳에서 겸손의 메시지보다 발을 씻기는 이벤트로서 세족식을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씁쓸해진다. 오히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생각해본다면 세족식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식당의 음식물 쓰레기를 교회의 높은 지위에 있는 분들이 하는 것이 더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