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23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34
조회
279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도들의 삶 속에서 가치와 세계관의 변화를 경험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겉으로는 그리스도인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전처럼 행동할 것이다.



필자가 인도네시아에서 머무는 동안 들었던 이야기가 하나 있다.



똥꼴과 뜽기리



인도네시아에 한 무슬림 형제가 주님을 영접했다. 그는 ‘무하마드’라고 하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게 복음을 전해 준 미국 선교사는 그에게 세례도 주고 싶었는데, 세례를 줄 때 “내가 예수를 믿는 무하마드에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노라.‘라고 말하는 것이 아무래도 어색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서양에서 세례를 받을 때 크리스천 이름을 주는 것처럼 그에게 ’리처드‘라고 하는 미국식 이름을 주었다. 무하마드가 세례를 받고 난 후에 그의 이름은 리처드로 바뀌었다. 리처드도 그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했고, 미국 선교사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무하마드는 가족들과 살 수 없어서 미국 선교사의 집에 머물면서 집안일도 하면서 살았다. 무하마드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똥꼴이라고 하는 생선을 좋아했다. 똥꼴은 우리식으로 하면 작은 고등어 같은 것인데, 맛은 좋지만 튀길 때 비린내가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미국 선교사는 무하마드에게 절대로 집에서 똥꼴을 튀겨 먹지 말라고 부탁을 했다. 무하마드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하지만 리처드는 어릴 때부터 먹었던 똥꼴을 먹고 싶어 죽을 지경이 되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피할 길을 주셨다.



미국 선교사가 사역을 위해 깔리만딴이라는 섬에서 한 달을 보내고 오겠다고 하면 집을 떠났다. 리처드는 이것이 똥꼴을 구워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리처드는 매일 똥꼴을 구워먹었다. 리처드는 25일 동안 똥꼴을 구워먹다가 미국 선교사가 돌아오기 전 5일 동안 똥꼴을 먹지 않고 환기를 시켜 집에서 생선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리처드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생이 우리의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30일 후에 귀가할 것으로 예상했던 미국 선교사가 예정한 날짜 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 왔다. 미국 선교사는 집안에 들어서서 똥꼴 냄새가 나자 불쾌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리처드를 불러서 똥꼴을 먹었는지를 물었다. 리처드는 먹지 않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미국 선교사는 리처드가 요리를 하는 주방에 가 보았다. 그곳에서 아직 프라이팬에 남아 있는 똥꼴을 발견했다.



똥꼴을 본 미국 선교사가 이것이 똥꼴이 아니고 뭐냐고 리처드에게 물었다. 리처드는 서둘러 말했다.

“아, 전에는 똥꼴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요리하기 전에 똥꼴에 물을 붓고 뜽기리로 이름을 바꾸어 주었습니다. 이제는 똥꼴이 아니라 뜽기리입니다.”

이름을 바꾼다고 본질이 바뀌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