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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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라비안 나이트 20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2:54
조회
50
서울의 토니 로마스 이야기



2002년 8월 초에 선교 한국 대회가 열렸다. 1988년부터 2년마다 열리는 선교 한국 대회는 한국 내에서 선교 동원을 위한 최고, 최대의 대회가 되었다. 벌써 94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형제자매들이 선교한국에 참석하기 위해서 한국을 방문했다. 94년에는 두 명, 96년에는 다섯 명, 98년에는 일곱 명, 2000년에 일곱 명, 그리고 2002년에는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했는데 모두 12명의 인도네시아 형제자매들이 참가를 한 것이다.



언어와 문화를 다르지만 인도네시아 형제자매들은 선교한국 대회를 포함해서 한국의 체류를 즐겼다.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인도네시아 학생들을 잘 대접해 주었다.



선교한국이 끝난 다음 주에 불광동 성서침례교회를 담임하시는 김우생 목사님이 우리를 모두 초대해 주셨다. 전화를 하셔서 인도네시아 학생들을 데리고 와서 교회에서 주일 설교도 하고 오후에는 인도네시아 학생들의 간증, 찬양도 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오후 예배 후에는 당신이 인도네시아 학생들에게 저녁 식사를 꼭 사고 싶다고 하셨다.



김 목사님은 2002년 1월에 인도네시아 죡자에 오셔서 인도네시아 학생들을 위해서 말씀 집회를 인도해 주셨다.



원래 그 주일 저녁에는 단기 선교사로 죡자에서 약 1년 간 섬긴 적이 있었던 김 민정 자매가 저녁을 사겠다고 미리 예약을 해 놓은 상태였다. 그래도 김 목사님께서 주일에 당신 교회를 방문한 인도네시아 학생들에게 저녁을 자고 싶다고 하셔서 김 민정 자매에게는 다음에 대접하라고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 김민정 자매는 자신이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잃었지만 잘 받아들였다.



드디어 약속한 주일이 되었다. 우리 가족과 인도네시아에서 온 12명의 형제자매들이 불광동 성서침례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주일에 내가 설교를 했다. 점심식사를 하고 드리는 3부 예배 순서에서는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찬양과 간증을 했다.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점심 식사를 하기 전까지 나는 저녁식사를 하는 장소가 어딘지를 알지 못했다. 그런데 점심식사 자리에서 목사님께서 “선교사님, 이 인도네시아 형제들 오늘 광화문에 있는 토니 로마스에서 식사 사 쥐도 괜잖지요?”. 하시는 것이었다.



아니 토니 로마스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괜찮은 정도인가. 5월에 자카르타를 떠나기 전에 이호덕 장로님께서 저녁을 사주셔서 가봤던 아주 럭셔리 한 식당이 아니던가. 인도네시아에서 온 형제자매들에게는 황송한 장소일 것이 뻔했다.



“목사님 괜찮다마다요. 평생 그런 곳에서 식사하기 힘들 것입니다.”

나 같은 사람은 평생 그런 곳에서 한번 식사하기도 쉽지 않은데, 몇 달 되지 않는 시간에 두 번이나 가게 된 것이 여간 기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