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21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2:54
조회
49
주일 오후 예배가 끝난 다음에 토니 로마스 식당에 간 사람은 자그마치 27 명이나 되었다. 담임 목사님, 내외, 우리 가족 4 명, 인도네시아에서 온 형제 자매들이 12 명, 이들을 인솔한 한국 도우미가 5 명, 그리고 교회 집사님 두 가정 그래서 합이 27 명이었다. 정말 대부대였다. 우리는 한 테이블에 앉을 수가 없어서 결국 커다란 두 개의 테이블에 나누어 앉아 식사를 해야만 했다. 우리 테이블에는 목사님, 나, 그리고 다른 한국 집사님들, 그리고 네 명의 인도네시아 형제자매들이 있었다.



‘토니 로마스’ 식당은 광화문에서 서대문으로 가는 중간에 있었다. 식당에서 먹는 돼지 갈비 구이는 정말 일품이었다. 구운 통 감자와 야채가 기가 막힌 맛을 내었다. 음료수에 후식에 그야말로 포식을 한 저녁식사였다.



식사가 거의 끝나고 사람들이 후식을 거의 마칠 때쯤 되었을 때 목사님이 카운터에 가서 카드로 결제를 하고 오셨다. 150만원은 족히 나왔을 것 같았다. 목사님이 식사 대금을 지불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오셨을 때 추첨할 수 있는 사은 티켓 4개를 가지고 오셨다. 그러면서

"선교사님' 이것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뽑도록 하세요," 하시는 것이었다.



이왕이면 인도네시아에서 온 형제자매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부디’, ‘쏘빠르’, ‘떼미’, 그리고 ‘에르디안’에게 경품을 가서 뽑아 보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다. 추첨하는 물건은 출입구 가까이에 있었다. 주로 열쇠고리, 필통, 볼펜 등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은 물품들이 경품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식사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우리 식탁 사람들만이 아니라 다른 식탁의 사람들도 식사가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출입구 쪽으로 옮겨 가고 있었다. 나는 ‘부디’와 ‘쏘빠르’가 노래가 들어 있는 CD와 필통을 뽑은 것만을 보고 화장실에 갔다.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출입구 쪽에서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었다. 나는 무척 당황되었다. 아니 이런 식당에서 이렇게 소란을 피우면 한국 사람들이 썩 좋지 않게 생각할 텐데 하는 생각만 하면서 부지런히 추첨 기계가 있는 곳으로 갔다.



알고 보니 ‘떼미’가 추첨할 차례가 되었는데, 당첨되어 나온 것이 한국서 네덜란드까지 가는 왕복 비행기였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출발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이니 테미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그래서 목사님께 그 티켓을 드렸다. 와! 이정도면 목사님이 쏘신 것을 갚고도 남은 셈이다. 그날 저녁은 27명 모두에게 즐겁고,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