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96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22
조회
55
직업과 선교



2011년 말이 되어서 나는 두 번째 책을 쓰기 시작했다. 족자비안 나이트를 쓴 지 4년이 지나서였다. 처음에는 다시 또 책을 쓴다는 것이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고 보자는 마음으로 쓰기 시작했다. 혹시 중간에 그만 두더라도 일단 시작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무엇보다 매일 아침에 내 개인 홈피에 매일 글을 올리기로 했다. 이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니까 동원사역의 일환으로 하는 강의와 책 보급 이외에 늘어난 일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하지만 내게 있어 글을 쓰는 일은 그리 유쾌하고 신이 나는 일은 아니다. 글을 집중해서 써야 할 때면 언제나 아내에게서 듣는 말이 있다.



“여보, 당신 얼굴이 무척 피곤해 보인다.”

그러면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흠. 내가 또 글을 쓰고 있구나!’



강의나 설교를 할 때는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글을 쓸 때는 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렇다면 굳이 왜 직업과 선교를 쓰게 되었나를 밝혀야 할 것 같다. 동물농장으로 유명한 작가 조지 오웰은 “나는 왜 쓰는가?”라는 책에서 모든 저자는 글을 쓰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가 하도 분명해서 마치 젖을 달라고 울어대는 아이의 욕구만큼이나 강력한 것이어야 제대로 된 글이 나온다고 말했다.



직업과 선교관련 분야에 이미 여러 권의 책이 출간되어 있다. “전문인 선교”, “평신도 선교”, “직업 선교”, “텐트 메이킹 선교”, “자비량 선교” 등, 제목은 다르지만 비슷한 내용을 다룬 책들이다.



그런데 그 책들을 살펴보면서 몇 가지 사실을 발견했는데. 한 두 권의 예외적인 책을 제외하고는 책을 쓴 저자 중에는 직접 직업을 가지고 선교를 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많았다. 책에서 서술하고 있는 내용도 비슷비슷한 것이 많았다. 처음 시작에는 성경에 나타난 직업선교, 그리고 텐트 메이커 바울의 이야기, 역사 속의 직업 선교, 등이었다. 그 내용들을 연역적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라운드에서 느끼는 필요보다는 훨씬 이론적이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1년 전부터 이 분야에 보다 실제적인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근에 여러 곳에서 직업과 선교, 전문인 선교에 관한 강의를 하면서 10년 전 처음에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보다는 이 분야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조금씩 더 정리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설악포럼에서 계속 고민하기 시작했던 지난 200년 동안 지속되어 온 서구 선교의 모델을 대체할 다른 모델은 없을까를 고민하면서 사도행전에 나타난 풀뿌리 선교에 대해서 더 깊은 연구를 하게 되었다.



직업과 선교라는 책의 가장 기본이 되는 생각은 바로 사도행전에 나타난 풀뿌리 선교였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면 할수록 직업을 통한 선교가 오늘날 21세기 선교 환경에 필요한 선교라는 생각을 더 확신하게 되었다.



직업과 선교라는 책에서는 이론적인 부분보다 실제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가능하다면 많은 스토리를 사용해서 뜬 구름 잡는 이론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부딪히는 사건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론이 되어 나오기도 하고 분석이 이루어지도록 글을 쓰려고 노력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