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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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라비안 나이트 74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17
조회
73
드디어 하명수 할아버지 아파트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하는 소리에 "저희는 OMF라는 선교회에서 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문이 벌컥 열리면서 말만 듣던 하명수 할아버지가 나오셨는데, 중풍으로 한 쪽 팔을 쓰지 못하시는 상태였다.



할아버지는 문을 열지마자 역정부터 내는 것이었다. 듣기 거북한 쌍욕을 우리를 향해 하면서 왜 왔느냐고,,, 너희들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을 했느냐고 하면서 가라는 것이었다. 할아버지가 화가 나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네, 안녕히 계세요"하고 돌아설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나와 아내는 이 황당한 시추에이션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는데, 김지웅 회계사가 느긋한 충청도 말씨로 할아버지를 달랬다.

"어르신께서 화가 많이 나신 것 같은데... 날도 춥고 하니 저희가 잠깐 안에 들어가 말씀을 좀 듣고 가도 되겠습니까?"

그래도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락해 겨우 들어가 앉아서 이야기가 시작이 되었다.



조금 진정을 하고 그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우리에게 이야기 해주는 하명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우리는 아파트 소유권과 관련된 상황을 보다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결국 OMF는 이 문제에 있어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할아버지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하고 여쭈었지만 할아버지는 냉담했다. 아무것도 필요 없고 이제는 더 이상 인감증명을 해주고 싶지 않으니 법적으로 해결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아무런 성과 없이 아파트를 나오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소송에 착수하기로 했다.



신용주 장로님께 다녀온 이야기를 드리고 변호사를 소개해 달라고 하자 신 장로님께서 혹시 관련 자료가 있으면 한번 보내봐 달라고 했다. 마침 사무실에 장미 아파트와 관련된 상당히 많은 자료 묶음이 있어서 묶은 채로 신 장로님께 서류 보따리를 보내드렸다.



하루가 지난 뒤에 신장로님께 전화가 왔다.

"손 선교사님, 장미 아파트 건은 이미 B 변호사라는 사람에게 수임이 되어있네요. 벌써 4백만 원 넘는 돈도 지불이 되어 있다고 여기 기록에 있는데....."

나는 깜짝 놀랐다. 그러니까 전임 대표 시절에 이미 변호사를 선임해서 이 일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왜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이 되지 않은 것일까? 또 왜 전임자는 나에게 그런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을까? 정말 궁금했다. 또 왜 B 변호사는 그 일을 아직까지 해결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B 변호사라는 분께 전화를 드렸다. 그는 대표가 바뀐 것에 대해서 알고 있은 것 같았다. 내가 아파트의 소유주 변경 건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

"아, 네, 그 건이요...... 아, 해드려야지요...아이쿠, 내가 그 건을 잊고 있었네....."

나는 정말 기가 막혔다. 그 분이 어느 교회의 장로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