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68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16
조회
71
아내와 나는 카나다에 6주를 머물렀다. 그곳에 있는 동안 참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고 해도 오엠에프의 어려움이 마음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가끔씩 OMF 관련 메일이 내게 와서 나의 평안을 흔들 때가 있었다 한 번은 다시 H 선교사 건으로 필드 디렉터가 마음을 아프게 하는 편지를 보냈다.



컴퓨터 자판 앞에 앉아서 반박하는 편지를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 주님이 내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창남아, 전쟁은 내가 할 테니 너는 여기서 쉬어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로 했다. 하지만 방에 있으면 유혹을 받을 것 같아서 두툼한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다. 11월이지만 토론토는 추웠다. 초겨울의 쌀쌀함이 옷깃으로 스며들지만 따뜻한 햇살은 여전히 살갑게 나를 덥고 있었다. 주택가를 한참을 걸었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들어와 컴퓨터를 열었다.



아. 이게 웬 일인가. 이사님 중에 한 분이 내가 쓰고 싶은 내용을 이미 써서 보내셨다. 할렐루야! 승리를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그 이사님이 쓰신 편지의 내용 때문에 느끼는 승리감이 아니라 하나님이 전쟁을 맡아서 해 주실 것이라는 것을 믿고 가만히 있을 수 있었다는 승리감이었다.



다음은 그 일이 있은 직후 내 홈피에 올린 글이다.



사실 지난 5월에 제가 한국 오엠에프의 대표직을 그만 두게 된 것은 어떤 선교사의 멤버십을 다루는 데 있어서 제가 너무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 같아서 였습니다. 그런데 그 문제가 아직 해결이 되지 않는 채로 계속 제게 온다는 것 때문에 무척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심지어 오늘 낮에도 산책을 하면서 갑자기 그 생각이 나자 마음이 무너지면서 힘들었습니다.



제가 여기에 쓰는 글이기 때문에 이 정도 표현을 하지 그렇지 않았다면 제 표현이 더 강도 높게 나왔을 것입니다. 한참 동안 마음속에서 전쟁을 치루다가 갑자기 예수님께 이 전쟁을 다시 맡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이 빨리 떠오르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제 마음 속에 평안이 밀려 왔습니다. 밖에 나가서 한참을 걷다가 집에 돌아와 이멜을 열었는데, 우리 이사님 중에 한 분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이미 조치를 취하셨더군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저를 위해서 계속 기도해 주십시오. 마음 속에서 제가 전쟁을 치루지 않고 언제나 예수님께 전쟁을 맡길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