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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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라비안 나이트 57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13
조회
54
조이 상황



국내선 비행기는 인천과 발리를 오고 가는 국제선 비행기에 비해서 작다. 족자의 활주로는 매우 작아서 그 작은 비행기의 착륙도 힘겨워했다. 그래도 아직 활주로는 완전했다. 허술해 보이기는 해도 시골 터미널 같은 비행장의 건물도 멀쩡했다.



족자 공항에는 경의영 선교사와 인도네시아 조이 간사들이 우리를 영접했다. 호텔에 도착해서 여정을 풀고 간단히 매주 금요에 마다 열리는 정기 모임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그리고 모임 장소인 육군박물관 강당으로 이동했다. 허름한 장소임에도 조이 멤버들은 공을 들여서 데코레이션을 해서 호텔 볼룸 못지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모임은 정확히 6시 30분에 시작을 했다. 2시간에 걸쳐 열린 Friday Nite Party엔 2백 명이 넘는 대학생들이 참석했다. 화려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찬양, 워십 댄스, 그리고 스토리가 분명한 드라마, 멀티메디어 등이 메시지를 준비하기에 충분했다.



금요 모임은 불신자들에게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지만 그렇다고 하나님의 말씀을 수준 낮게 만들지는 않는다. 고직한 선교사는 이것을 비굴하지 않은 열린 예배라고 불렀다. 대학생들이 30만 명이나 된다는 이곳 상황에 맞는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이용한 순서들이 특징적이었다.



모임이 끝나고도 학생들은 장소를 떠나지 않고 작은 스넥을 들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함께 간 사람들도 모두 어울려 함께 교제를 나누었다. 몇 명의 아이들은 영어로 한국에서 온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모임이 끝나고 함께 간 팀원들은 모두 늦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방금 전에 경험한 조이의 금요모임 관전평 겸 국후담을 나누기에 바빴다. 공통적인 화제는 대개 세 가지로 요약되었다.



첫째 이렇게 열정적이고 자연스런 모임을 한국교회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어떻게 인도네시아 족자에서 이렇게 다이나믹한 분위기의 청년 사역이 가능하게 된 것인가. 그곳도 이런 프라이데이 나이트 파티를 매주 준비한다는 것이다.

둘째 무엇이 인도네시아 조이 멤버들을 이렇게 헌신하도록 만드는 것인가, 헌신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셋째 우리를 포함한 한국교회 상황에 어떻게 이곳 조이에서 진행되는 것들을 적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모임을 보고 난 흥분이 우리 팀원들 누구나에게 느껴졌다. 더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남겨두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아마도 세미나 기간 내내 이런 화두를 놓고 참가자들은 서로 의견을 나누고, 배우려 할 것이다. 모두 숙소로 돌아간 후 발리부터 시작된 긴 일정으로 인해 피곤해 진 몸을 휴식에 넘겨주어야만 했다.



족자의 밤은 깊어지기 시작했다. 서울과 달리 10시만 되어도 족자는 한산했다. 아무도 새벽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모른 채 우리는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2003년부터 시작되 족자 세미나는 이전 연도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