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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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라비안 나이트 45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01
조회
48
식당에서의 설전



원칙적으로 모든 MSI 비전 트립 참가자들은 홍콩의 MSI 본부에 모여서 오리엔테이션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나는 일정상 홍콩에서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할 수가 없었다. 참가자들은 홍콩에서 다음날 쿤밍으로 가는 일정을 따라 그대로 움직였다. 하지만 다른 중요한 일로 다른 참가자들처럼 미리 홍통에 도착할 수 없었던 나는 한국에서 홍콩에 밤에 도착했고, 밤에 호텔에서 잠을 잔 후 바로 쿤밍으로 가는 일정에 맞추어 가게 되었다.



내가 홍콩에서 하룻밤을 자고 쿤밍에 도착한 시각은 정오가 다 되었다. 나를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현지 운전사는 영어를 잘 하지 못했다. 그저 “Dr. Son, Chang Nam”이라고 쓴 팻말을 보고 나는 그 운전수를 따라갔다. 그 운전수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전날 쿤밍에 미리 와 있던 MSI 비전 트립 참석자들이 있는 큰 식당으로 데려갔다.



내가 식당에 들어갔을 때 사람들은 세 개의 원탁 식탁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MSI 비전 팀이 약 15명이었는데, 식당에는 30명이 넘는 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중국 현지에서 MSI와 함께 협력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식당에 약간 늦게 도착했지만 나도 얼떨결에 하나의 식탁에 앉게 되었다. 내 바로 옆에는 나의 보스인 패트릭 펑 선교사가 있었다. 그 식탁에는 나 외에도 10명가량의 다른 OMF 선교사들과 세 명의 현지 사람이 앉아 있었다.



식사가 진행되면서 우리 식탁에 앉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영어로 대화를 했는데. 건너편에 있는 세 명의 현지인들은 영어를 전혀 못하는지 우리의 대화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중국어로 계속 대화를 하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세 명이 MSI와 관련이 있는 현지 직원이려니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가 싱가포르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싱가포르가 작아서 콘트롤 하기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있다 등의 칭찬을 했다. 마침 싱가포르에서 온 한 형제가 작은 나라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내 말을 받아주었다. 주위의 큰 나라들로부터 공격의 위협이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인도네시아를 의식해사 한 말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그 싱가포르 형제의 말이 얼마나 적절한 표현인지 모른다. 우리는 옆으로는 중국, 일본, 위로는 러시아의 위협 속에서 살았고 지금도 살지 않는가. 그래서 맞장구를 쳐주었다.

“맞아요. 작은 나라가 큰 나라의 주위에 둘러싸여 있으면 언제나 공격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공격 위협을 많이 받았지요.“

그러자 갑자기 중국어 자기들끼리만 이야기 하던 세 명의 현지인 가운데 한 명이 영어로 나에게 말했다.

“중국은 한국을 공격한 적은 없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한국을 보호하려고 했습니다.”

나는 기겁을 했다. 우선 이 사람이 우리가 하는 영어 대화를 다 알아 듣고 있었다는 것 때문에 놀랐다. 또 하나는 그 사람이 중국이 한국을 공격한 적이 없고 오히려 보호하려고 했다는 것 때문에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