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48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02
조회
48
MSI 비전 트립을 하는 동안 한 방을 쓰면서 많은 대화를 나눈 패트릭은 나에게 새로운 용기를 주었다. 그래서 첫 임기가 끝나는 대로 필드로 가겠다는 생각만을 하고 있었던 나에게 한국에서의 사역을 더 연장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했다. 그렇다고 해서 패트릭 선교사와의 대화를 통해서 자동적으로 내 임기가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두 번째 임기는 나에 대한 평가를 거쳐서 이루어지는 일이었다.



20년 이상 몸담고 있는 OMF에서 배운 것이 여러 가지인데 그 중에서 가장 값진 것은 평가 시스템이다. 평가는 여러 곳에서 이루어진다. 제일 먼저 경험한 평가를 언어에 대한 평가였다. 반둥에서 언어를 배울 때 4주 단위로 나와 아내의 언어 실력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안식년으로 오기 전에 다시 언어 평가를 받았다. 만약 어떤 레벨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면 ‘No Field Welcome!' 즉 ’돌아오지 마세요.‘라는 말이 평가서에 올라가게 된다.



OMF 내에서는 언어만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한 텀이 끝날 때마다 언제나 평가가 이루어진다. 평가는 물론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행된다. 선교사가 다음 텀의 선교 사역 수행을 잘 하기 위해서 보완이 필요한가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또 OMF 내에서 평가와 관련해서 배운 것 가운데 하나는 평가가 매우 객관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평가를 상급자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질문지를 가지고 평가를 하는 상급자와 평가를 받은 사람이 함께 질문에 답하게 한다. 따라서 만약 평가자나 평가를 받는 사람이 모두 동일한 문제를 언급하면 그 부분은 간단하지만 만약 두 사람의 의견이 다르면 함께 자리에 앉아서 왜 관점이 다른지를 서로 이야기 한다. 이렇게 함으로 상급자도 피 평가자를 더욱 이해하게 되고 피 평가자도 평소 자기가 모르고 지냈던 문제를 알게 된다.



국제 본부에서는 나의 한국 사역에 대한 첫 텀 5년의 임기가 끝나고 다음 텀의 재임명을 하기 전에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를 위한 의견을 받기 위해서 모든 한국 선교사들, 이사들, 간사들, 그리고 OMF 내의 모든 디렉터들이 나에 대한 의견을 냈다. 제법 시간이 지나서 국제본부로부터 평가 결과를 함께 이야기 하고 싶다며 싱가포르 국제본부로 와 달라고 하는 메일이 왔다.



아마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어떤 평가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제본부에 가서 평가 결과를 함께 나누게 되었다. 마치 입학시험을 치르고 나서 기다리는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다는 말을 듣고 안도를 했지만 그 다음에 나에 대한 부정적이 피드백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