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34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2:58
조회
51
아이들의 교육비



할렐루야 교회에서 허종학 집사님의 핸드폰을 주워왔던 이경철 목사님이 집에서 며칠 더 머무셨다. 하루는 식사를 하고 나서 뜬굼없이 내게 이런 질문을 하셨다.



“손 선교사는 유명 강사라 강사료 받으니까 재정적으로 별 문제가 없겠네.”

왜 목사님이 그런 말을 갑자기 하셨는지 지금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목사님의 그 말에 동의하기가 어려웠다. 나를 유명 강사라고 부르는 것도 맞지 않지만, 더욱이 강사료를 많이 받아서 재정이 충분하다는 것도 올바른 이해가 아니었다. 게다가 OMF의 재정원칙은 얼마가 되든 선교사가 소득이 있으면 그것을 모두 보고 하게 되어 있었다. 그것이 재정적 책무였다.



한국에 돌아와서 많은 훈련들이 시작되다. LMTC, 선교한국이 하는 미션 퍼스펙티브 강의들이 많이 생겼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은 강의다.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 강의를 하면 강사료를 받는다. 하지만 이미 한국에 돌아와서 본국 사역을 한다는 이유로 후원금이 많이 줄었다. 그래서 강사료가 그나마 후원 목표액을 채우는데 좋은 역할을 해 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강사료를 포함한 후원금이 넘치는 상황은 아니었다. 이제 조금 후면 다위가 대학을 가야하고 또 2년 후면 아들 호세도 대학을 가야하는데 대책이 없었다. 조이 선교회에서 장정애 실장이 미리 교육 보험을 들어두라고 한 것이 있기는 하지만 대학 등록금이 계속 인상되어서 그 돈은 정말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 되어버렸다.



그제서야 이경철 목사님은 OMF의 재정 원칙에 대해서 그리고 나의 재정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셨다. 내 이야기를 다 들은 목사님의 질문이 계속 되었다.

“손 선교사가 그렇게 산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까?”

나는 사람들이 그런 원칙을 알던 모르던 큰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내가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해야 하는 책무이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잘 모르겠지요. 하지만 제가 그런 재정적 책무를 가지고 산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필요한 자세지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송원교회 목사님은 아실까? 적어도 파송교회 목사님은 아셔야 할 것 같은데.”

“송원교회 목사님이 물으시면 비밀이 아니니 말씀드리겠지만 묻지도 않으시는데 제가 찾아 가서 ‘제 강사료를 제가 쓰는 것 같으세요?’ 이렇게 묻는 것은 좀 그렇지 않나요?”

“아니야, 그래도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처음에는 중요하지 않은 일인데 하고 치부했다. 하지만 이 경철 목사님의 질문이 나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충분히 그런 오해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 대화가 있은 다음 주일 파송교회인 송원교회에 갔을 때 선교부장인 양병국 장로님깨 먼저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양 장로님께 물었다.

“혹시 장로님은 제가 다른 곳에서 강의나 설교하고 받는 돈을 다 쓴다고 생각하시나요?”

양 장로님의 대답은 매우 간단했다.

“그러시는 것 아닌가요?”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계시는 장로님 때문에 오히려 내가 놀랐다. 아, 보통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이 이렇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