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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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라비안 나이트 40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2:59
조회
67
무등산 수박



우리가 광주 공항에 도착하자 광주동명 교회에서 한 분의 집사님이 우리를 영접하러 나오셨다. 그 집사님은 광주에 대해서 대단한 자긍심을 가지고 계셨다. 그래서 운전을 하면서 우리에게 광주 자랑을 많이 하셨다. 우리가 무등산을 바라보며 가기 시작했을 때 무등산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제이미는 우리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차 안에서 나와 집사님만 우리말로 대화를 하는 것이 미안해 간간히 우리의 대화를 영어로 통역을 해주었다. 제이미에게 무등산이 유명한 산이라고 통역을 해주었다. 나는 제이미가 무등산에 대해서 듣고 ‘그러냐!’고 하고 넘어 갈 줄 알았다. 하지만 제이미는 한국에 대해서 정말 알고 싶은 것이 많았다.



갑자기 제이미가 ‘왜 무등산이 유명하냐?’고 물었다. 나는 다시 영어로 그 집사님께 제이미가 질문한 것처럼 물었다. 왜 무등산이 유명한지...집사님도 순간 당황하신 것 같았다. 그래서 내 추측으로는 아마도 즉흥적으로 하신 것 같은데 무등산 수박이 유명하다고 대답했다. 나는 다시 제미이에게 또 통역을 해주었다. 수박이 유명하다고.



그러자 제이미는 다시 왜 무등산 수박이 유명하냐고 물었다. 집사님은 계속 되는 질문에 당황해하시면서도 계속 대답을 하셨다. 나도 그제야 알게 되었는데. 무등산에서 나온 수박은 보통 우리가 먹는 수박이 한여름에 나오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가을로 접어들어서야 나온다는 것, 또 크기도 한 사람이 지게에 지고 올만큼 크고 가격도 40만원이 넘는다는 것 등을 알게 되었다. 제이미는 내가 통역해 주는 무등산 수박에 대한 이야기들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듣고 있었다.



우리가 광주동명 교회에 도착해서 집회가 시작되자 제이미는 차 안에서 우리가 나누었던 그 무등산 수박 이야기부터 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아마도 집회에 온 사람들은 외국에서 온 강사가 자기 고향의 자랑이 무등산 수박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무척 좋았던 모양이다. 그 후로 무등산 수박은 제이미가 한국에 있는 동안 어느 곳에서든 설교를 시작할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되었다. 하지만 제이미는 그 무등산 수박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부산에서 제이미와 나는 그 말로만 듣던 무등산 수박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대구에서의 집회를 마치고 부산으로 갔다. 부산에 도착한 것은 오후인데 집회 때까지는 제법 여유가 있었다. 제이미와 나는 숙소에 도착해서 깜짝 놀랐다. 서면에 있는 롯데 호텔에 우리의 숙소를 잡아 주신 것이다. 최고급 호텔이었다. 우리는 황송했다. 집회까지는 시간이 많이 있었다. 제이미가 갑자기 한국 과일 좀 먹어볼 수 있느냐고 했다. 바로 호텔의 지하에 수퍼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그 수퍼마켓으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