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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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장미 아파트 (3)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3-12 00:29
조회
56
우리가 살고 있던 잠실 장미 아파트 단지는 모두 30여개 동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아파트단지다. 작은 동도 있고 큰 동도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7동은 한 층이 8 가구, 그리고 14층까지 있으니 모두 112가구가 사는 큰 동이다.

장미 아파트가 모두 남향은 아니다. 동쪽으로 향한 동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7동은 남향이다. 그리고 주차장이 남쪽에 있다. 남향이라는 말은 아파트의 출입구는 북쪽에 있고 북쪽에는 복도가 모든 가구를 연결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북쪽 출입구에 경비실도 있다. 그래서 모든 출입하는 사람들이 경비에 의해서 체크가 되게 되어 있다. 남쪽으로 향한 모든 동이 우리 동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동은 매우 독특하다. 우리 동이 한강에서 가장 가까이 있고, 아파트 단지를 둘러싼 담이 아주 가까이 있는 관계로 주차장이 남쪽에 나있다. 따라서 우리 동 주민들이 남쪽의 주차장에 차를 두고 사람들은 빙 둘러서 북쪽에 나 있는 출입구를 통해서 들어가야만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 동은 중간에 통로가 하나 더 있어서 남쪽 주차장에 차를 두고 바로 중간의 통로를 통해서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경비실에서 보면 다른 동과 달리 우리 동만 출입구가 남쪽에도 하나 있고, 북쪽에도 하나 있는 기형 동인 셈이다.

사실 처음에는 그냥 모르고 당연한 것으로 알고 다녔다. 처음부터 아파트가 그렇게 설계가 되고 그렇게 지어 진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서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된 것이 아니고 나중에 주민들이 통로를 만든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상한 것들이 더 발견이 되었다. 모든 집이 46평으로 같아야 하는데, 통로 쪽에 붙어 있는 출입구의 105호는 평수가 적은 것이었다. 오래 전에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서 105호의 일부를 구입을 해서 통로를 의도적으로 낸 것이었다. 다른 동에는 없는... 기발한 생각을 한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참 대단한 발상이었다고 생각한다.

잠실 장마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이사를 잘 안 간다고 한다. 장미 아파트 7동 주민들은 함께 오래 살아서 그런지 서로 잘 알고 지내는 것 같다. 모두들 이웃 같이 지낸다. 또 아이들이 있는 새댁들은 거의 없고 오래 동안 장미 아파트에서 사는 분들이 많다. 우리가 이사 와서 벌써 산지가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이사를 하는 집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7동 502호의 소유권 소송이 다시 시작되고 있을 때 105호에 살던 할아버지 네가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 그리고 그 곳에 젊은 여자가 들어왔다. 그 여자의 이름을 정확히 알지도 못하지만 안다고 해도 이곳에 실명을 거론하기는 그래서 그냥 방 여사라고 부르겠다.

솔직히 아직도 P 여사라는 사람이 뭘 하는 사람인지 잘 모른다. 사람들의 소문에 의하면 세무사 사무실에서 근무를 했다고도 하고 법무사 사무실에 근무를 했다고도 한다. 여하튼 나름 부동산에 대해서 일가견이 있는 여자 분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이 여자가 105호에 이사를 오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