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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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장미 아파트 (6)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3-13 01:15
조회
52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잘 모르는 최 회계사라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한종수 할아버지의 친척이란다. 한종수 할아버지에게 법정에 출석해 달라고 하는 통지가 간 모양이다. 한종수 할아버지는 이미 나이도 많이 드시고 몸도 불편하신데 이렇게 소송을 해야 되겠느냐는 것이다. 난들 그런 소송을 하고 싶은가. 그것은 그냥 절차이고 형사소송이 아니라 민사소송이니 법원에 나오지 않으시면 법관이 알아서 결정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 회계사라는 분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 드렸다. 그제야 그 분은 명의 변경을 위한 소송이 꼭 필요한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그 분에게 출석 통지가 가도 한종수 할아버지가 출석하지 않으시면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어차피 우리가 승소할 재판인데, 그 분이 결석을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재판에 패소를 해도 우리가 비용을 다 물어드리기로 했다.

상황은 그런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았다. 사실 소송이 금방 끝날 줄 알았다가 몇 년으로 질질 늘어지면서 내 마음 속에 한 가지 염려 되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 일이 드디어 일어나고 만 것이다.

10년 전 한국에 돌아와 장미 아파트를 팔겠다고 OMF 이사회의 결정이 있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릴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아주 간단하게 생각을 했다. 집을 내놓으면 사람들이 보러 올 것이고 팔면 우리는 곧 이사를 갈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면서 시간이 어느덧 7년이나 지나가 2008년이 되고 말았다. 그 동안 딸 다위는 대학을 졸업을 했다. 우리는 다위가 졸업하기 전에 이사를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다. 또 아들 호세는 군대도 갔다. 호세는 군대에 있는 동안 집이 팔리고 이사를 갈 것이라고 입대할 때 자기 짐을 모두 싸 놓았다. 하지만 우리 아들이 제대를 할 때까지도 우리는 장미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시간은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소유주로 명의변경을 하는 법적 절차는 지루하게 진행이 되고 있었다. 그래도 2007년이 다 지나간 시점에서 105의 P 여사 건도 해결이 되고 백 변호사도 나름 열심히 노력을 해서 법적인 문제의 해결에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던 어느 날 연로하신 한종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일이 생긴 것이다. 아, 이제 새로운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상황이 올까봐 염려를 했다.

장미 아파트의 구매 계약 시 매각한 분은 한종수 할아버지였고, 구매하는 사람은 '테리 파이'라고 하는 영국 선교사였다. 테리 파이 선교사에게는 연락을 해서 OMF에 자신의 모든 권리를 넘긴다고 하는 서약을 받은 상태라 문제가 없다. 그리고 테리 선교사님은 아직 연로하셔서 타계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었다. 하지만 한종수 할아버지는 그렇지가 않았다.

이제 한종수 할아버지의 재산은 자동적으로 자녀들에게 상속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소송의 피고가 되는 할아버지가 계시지 않아 이제 그분의 자녀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문제가 더 복잡해 진 것은 자녀 한 명은 한국에 살지만 또 다른 자녀가 외국에 산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은 또 지나갔다. 그리고 아파트 값은 계속 올랐습니다. 13억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