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10-1 경찰서에서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3-14 01:58
조회
121
10-1 경찰서에서


두따와짜나 대학 강당에는 백 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앉아서 강의를 듣고 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곳은 무척 익숙한 곳이었다. 학교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왔던 것이었고, 언어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에 해밀턴과 함께 계단에 와서 함께 기도하던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관광객 비자를 가지고 온 손님이었다.

그 날 그곳에는 나 혼자만이 아니었다. 낮은 울타리 대표인 신상언 대표가 현재문화와 크리스천 믿음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고 나는 통역을 했다. 아마도 참석자들은 100명은 족히 넘어 보였다. 현대문화와 크리스천 믿음이라는 주제는 그리스도인들뿐만 아니라 현대의 문화가 신앙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하는 것은 많은 이들의 관심사였다.

2003년 3월에 신상언 선생님과 족자카르타에 함께 가게 된 이유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시작이 되었다. 2002년 말 미국에서 한인 목회를 하시는 이경철 목사님이 연락을 해주셨다. 저녁식사를 하러 나간 자리에 낮은 울타리의 대표로 사역하시는 신상언 선생님 내외가 나오셨다. 신상언 대표는 이름만 듣고 처음 만났지만 부인되시는 이미향 선생님은 조이에서 선후배로 이미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우리 집에서 차를 마시기로 했는데 대화는 자연스럽게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었던 조이 사역 이야기로 이어졌다. 신 대표가 매우 관심을 보였기 때문에 나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져온 조이 사역 동영상을 보여드렸다. 나에게는 이미 익숙한 동영상이었지만 신 선생님은 무척 감동을 받으시는 것 같았다. 특별히 현대적 감각의 매스 미팅에 대한 관심을 보이셨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늘 그렇지만 어떤 분야의 전문가로서 인도네시아 조이에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늘 모시고 가서 인도네시아 조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 내 마음이었다.

그래서 혹시 인도네시아 조이를 방문할 수 있는지를 물었는데,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다. 그것도 자비량해서 여행을 하시기로 했으니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드디어 신상언 대표를 모시고 족자를 가게 된 것이었다.

족자 조이는 신상언 대표가 와서 할 세미나 내용을 족자만 들을 것이 아니라 족자의 많은 사역자들과 교회들이 알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장소도 600명은 족히 들어갈 수 있는 두따와짜나 대학교의 강당을 빌렸다. 그리고 단순히 무료로 듣는 것이 아니라 첨석자들에게 등록비도 받았다. 등록비라고 해야 점심과 간식, 그리고 자료 값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세미나는 잘 진행이 되었다. 신 대표는 이미 한국에서 이번 분야의 세미나를 많이 진행했기 때문에 강의를 여유있게 했다. 나도 신이 나서 통역을 했다. 그리고 신 대표가 전달한 내용이 참석자들 모두에게 신선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예정대로 오전에 시작된 세미나는 오후 3시쯤 마쳤다.

그런데 세미나를 모두 마치고 강당문을 나서자 사복형사 두 명이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를 경찰서로 함께 가자고 하는 것이었다. 이미 경찰에 연행을 당해본 적이 있는 나는 이것도 꿈인가 하고 의아했지만 생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