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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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대한독립 만세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3-07 08:44
조회
90
8-3 대한독립 만세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 그리고 유치원도 들어가기 전에 선교지로 떠났다. 선교지로 떠나기 전 우리는 선교지에서 아이들을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확실히 가지고 있는 아이들로 기르기로 했다.

그러나 학교에서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말보다 영어를 사용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집에서도 특히 아이들끼리는 영어를 사용하려고 하는 때가 많았다. 초등학교 교육을 인도네시아에 와서 미국 선교사 자녀들과 함께 영어로 하기 때문에 영어가 어느 순간부터는 훨씬 더 쉽게 느껴지는 것이 이해는 하지만 그렇게 방치했을 때 나중에는 회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아이들에게 집에서는 언제나 한국말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이 지켜지기 쉽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영어를 사용할 때마다 각자 방에 들어가서 대한독립 만세를 10번씩 부르고 나오게 했다. 이것은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큰 부담이 아니지만 자신이 한국 사람이라고 하는 것을 분명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하루는 아들에게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야기를 해 주고 기도해 주기 위해서 방에 들어갔을 때 갑자가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아빠 왜 여기서도 한국말을 해야 해요. 그래서 나는 일본시대에 한국 사람들이 한국말을 쓰기 위해서 얼마나 고생했나를 가르쳐 주었다. 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아들은 내가 하는 말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문제는 다른 선교사 자녀들이 우리집의 한국어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있었다. 하루는 어떤 선교사님 아들이 우리 아이와 함께 놀고 있었는데, 호세와 영어로 대화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를 불러서 왜 영어를 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자기는 우리말로 말을 하고 싶지만 친구가 영어를 자꾸 하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호세 친구는 내 아이가 아니니까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너는 내가 말한 대로 한국말로 하지 않으면 벌을 주겠다고 말을 했다. 조금 지나고 보니 다시 호세와 친구가 영어로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호세를 조용히 불렀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서 약 5분 동안 손을 들고 있으라고 했다.

그 친구는 갑자기 함께 놀고 있던 친구가 없어지자 찾기 시작 했는가보다. 그러다가 호세 방에서 혼자 손을 들고 벌을 서고 있는 호세를 보고 물어보았다. 그러나 우리 아이는 너하고 영어를 쓰고 있다가 아버지한테서 벌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그 아이는 아마 쇼크를 받았던 것 같다.


2003년에 우리 딸아이는 외국에서 12년간을 공부한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특례 입학의 케이스로 연세대학에 입학했다. 면접을 하는 날 다위를 데리고 연대에 가서 기다렸다가 면접을 마친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차에서 딸아이가 “아빠, 성공하신 거예요. 내가 면접할 때 한국말을 하도 잘하니까 면접하는 교수님이 학생은 12년을 해외에서 공부했는데, 어떻게 한국말을 한국 학생처럼 하느냐?”고 해서 “우리 아버지가 집에서 영어 쓰면 대한독립 만세를 10번씩 하게 했다”고 했지요. 나는 우리 딸이 자랑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