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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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오해와 진실 (4)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3-01 13:37
조회
63
유삭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빡 손, 제가 자카르타에 갈 때 주로 버스를 주로 타지 기차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죡자에서 자카르타로 갈 때 에디와 내가 나란히 앉았는데, 우리 둘이 모두 졸려서 잠이 들었는데, 깨어 보니 음식이 벌써 사람들에게 나누어 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식사를 다 했고, 일부의 사람들은 아직도 먹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시장해서 음식이 필요했는데, 아마도 우리가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승무원이 그냥 지나쳐버린 것 같습니다.

나는 음식을 기차에서 무료로 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같이 먹고 있길래 무료식사를 주는구나 하는 것을 짐작하게 되었지요. 에디와 나는 틀림없이 음식이 우리에게도 주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음식을 찾았습니다. 우리가 앉은 의자 밑에 트레이가 두개가 있었는데, 티슈로 덮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에디와 내가 얼른 꺼내 들었지요. 그리고 티슈를 벗겨 보니 이미 뒷자석에 있는 사람들이 먹고 닭뼈만 있는 접시를 티슈로 덮어 놓은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정말 창피해서 슬그머니 접시를 의자 밑에 다시 두고 말았지요.”

그리고 보니 유삭과 에디는 시골에서 자란 아이들이라 그런 경험을 할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기차에서 자신들이 먹은 그릇을 앞 사람의 의자 밑에 두었다. 유삭은 계속 자기의 말을 이었다.
“그런데 족자에서 자카르타로 올 때 기차에서 저녁을 제공해서 맛있게 먹었지요. 나는 기차가 좋은 기차라서 모든 것이 비행기와 같은 줄 알았습니다. 왜 비행기에서는 모든 것을 돈을 내지 않고 먹잖아요.”
그러고 보니 유삭은 이미 한국을 두 번이나 방문했었다. 94년 선교한국에 참석하기 위해서였고, 97년 10월에 전임간사가 되어서 훈련을 받기 위해서였다.
“다시 졸려서 잠이 들었는데, 승무원이 와서 캔 음료를 주는 줄 알았지요. 그래서 덥석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승무원이 제게 8천 루삐아를 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 아찔했습니다. 이렇게 비싸다니 하고 생각했지만 안 먹겠다고 다시 승무원에게 돌려주면 기차 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창피할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 주었는데, 저는 그렇게 비싼 캔 음료를 먹은 것이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유삭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내 속에서 있었던 생각을 차마 유삭에게 나누지 못했다. 그러나 오해는 확실히 풀렸다. 그랬구나, 하나님께 참 감사했다. 예정에 없이 아침에 유삭과 대화를 나누면서 하나님께서 내 옹졸한 마음의 오해를 풀어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