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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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피자헛의 노란 자동차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3-01 18:44
조회
77
7-3 피자헛의 노란 자동차

기다리던 피자가 나오자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족자에서 피자는 최고의 외식이라 주로 생일에만 올 수 있는 곳이었다. 현지 음식에 비해 몇 배로 비싼 피자는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다위는 자기 생일에 피자헛에서 피자를 사달라고 했다.하지만 정작 생일이 되었을 때 감기가 걸려서 피자헛에 올 수가 없었다. 거의 일주일을 기다려 피자헛에 온 것이니 아이들의 반응이 그 정도도 모자랄 것이다.

피자를 입에 한 입 물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노란색의 밴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차 유리창에 “디주알 (dijual)'이라고 쓴 종이를 붙이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말로 판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아도 조이에서 중고차를 하나 사려고 하고 있었다.어떤 인도네시아 사람이 저렇게 하고 다닐까 의아해 하며 창밖을 보고 있었다. 노란 중고차에 대해 더 관심이 있는 것은 조이에서 중고차를 사려고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이에는 이미 엘띠가 라뚜스라는 중고 밴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금요 모임이 더욱 커지고 장비가 많아짐에 따라서 도저히 그 엘 띠가 라뚜스로는 당해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보다 큰 자동차를 위해서 기도했다. 신문에 중고 자동차 광고를 열심히 보기도 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싸고 좋은 자동차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지만 조이 멤버들은 아침마다 사무실에서 하는 기도 시간에 엘 띠가 라뚜스보다 더 큰 밴을 싸게 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었다.

미국사람으로 보이는 한 가족이 차에서 내리더니 피자헛 안으로 들어 왔다. 나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피자헛에는 종종 인도네시아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은 외국인들이 들르는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저 외국인 가정이 식구들과 함께 피자를 먹으러 왔겠거니 하고 나는 가족들과 피자를 먹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 가족을 보던 아내가 그 사람들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아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 외국인 가족들이 식사하는 자리로 가서 그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자리로 돌아왔다. 알고 보니 그 사람들은 동부 자와에 있는 말랑이라고 하는 도시에서 사역을 하고 있는 사역자들인데 일전에 있었던 특정 종족을 위한 사역 모임에 아내가 통역자로 참석했다가 그곳에서 만났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그 미국인 가족들에게 가 인사를 했다.

대화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은 그 가족들이 족자에서 살다가 말랑으로 이사를 가 사역을 하고 있는데, 자동차를 팔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들이 약 10년 전에 죡자에서 사역을 할 때 트럭을 한 대 샀는데, 그 후에 자신들의 사역에 맞게 개조를 했다는 것이다. 뒤 칸의 좌석 한 줄을 없애고 짐을 더 많이 실을 수 있게 개조를 했다니 조이에 딱 필요한 차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자동차 번호판이 죡자로 되어 있어서 말랑에서 팔게 되면 이것이 약점이 되어서 아주 싼 가격에 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가족들은 죡자 구경도 할 겸 자동차를 팔겸 해서 가족들과 함께 족자에 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고 자동차를 팔기 위해 말랑에서 죡자까지 무려 600 킬로미터나 되는 길을 “팝니다”라는 광고를 차의 앞면, 옆면, 뒷면에 붙이고 운전해서 왔다는 것이다. 차를 보니 차에는 앞 유리창, 옆 유리창에 모두 차를 판매합니다. 하고 쓴 광고가 붙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