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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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예수님을 영접한 앵무새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2-11 21:44
조회
97
3-2. 예수님을 영접한 앵무새

하루는 훈련원이 발칵 뒤집혔다. 10 명의 아이들이 훈련원 유치원에서 없어졌다는 것이다. 나가서 찾아 보니 훈련원 가까이에 있는 공터에서 아이들은 동네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고 있었다.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알아 봤더니 다위가 훈련원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서 동네에서 훈련생들이 주말마다 파리공원에 가서 하는 것 같은 노방전도를 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있던 선교 훈련원의 주소는 양천구 목2동 이었다. 그곳은 목동 아파트 단지가 내려다보이는 아파트 단지의 바깥쪽 그러니까 용왕산의 산허리에 있었다. 지금은 그 지역도 많이 개발이 되어 번듯하게 아스팔트길도 나고 자동차들이 많아서 우선 주차 공간의 하얀 줄이 처져 있기도 하지만 우리가 훈련을 받던 당시만 해도 호박밭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다니다 보면 신발은 온통 진흙투성이였다. 그래서 훈련생들끼리 흙투성이가 된 몰골을 서로 마주 보며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북에서 내려온 무장간첩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 하고 웃곤 했다.

훈련원 아래는 갖추어져 있는 아파트 단지가 있고, 그 단지를 가로질러 가면 잘 가꾸어져 있는 공원이 있다. 공원의 이름은 파리 공원이다. 왜 그 공원의 이름이 파리 공원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곤충의 파리는 아닌 것 같고 아마도 프랑스 파리를 생각해서 파리라고 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늘 모기(목2) 동의 파리 공원에 갔던 것인가? 참 야릇한 이름의 만남이다.

우리는 파리 공원에는 자주 갔다. 물론 가족들과 한가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기도 했지만 토요일이 되면 훈련생들이 모두 나가서 노방전도를 했다. 대게는 팀을 만들어서 노방전도를 했는데, 팀원 가운데 어떤 사람은 찬양을 하고 어떤 사람은 마술을 하고 어떤 사람은 화판을 가지고 가서 간단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복음을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가운데 간단 하지만 사람들에게 인상을 준 것은 '찡글이와 벙글이'라고 하는 것이다.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찡글이를 보여주고 “여기 찡글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늘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어려움이 올 때마다 인생은 왜 이런가 하고 찡그리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영접하고 나더니 이렇게 변했습니다. 우리 인생은 늘 이렇게 어려움 속에서 얼굴을 찡그리고 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예수님을 만나면 우리의 삶도 이렇게 변합니다.” 하면서 그림을 180도로 돌리면 벙글이가 된다. 또 이젤과 칠판을 가지고 나가서 사람들에게 몇 개의 글짜를 그려가며 복음을 전하기도 했다.

우리가 노방전도를 할 때는 가족들을 다 데리고 나갔다. 아이들이 함께 있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우선 아이들이 부모들이 무엇을 하면서 사는지를 알게 되고, 아이들이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더 자연스럽게 관심을 보인다. 그리고 아이들이 때로는 사람들을 몰고 오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혼자 놓아두고 다니지 않아서 좋다. 그런 노방 전도를 통새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돌아 왔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에게 말할 수 없는 담력을 주었고, 이렇게 길가에서 전도를 하는 것보다 알고 지내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 가를 느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