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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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장례식의 복음 요술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2-12 21:14
조회
103
3-3. 장례식의 복음 요술

숙소에서 옷을 갈아입으며 계속 고민했다. 정말 괜찮은 걸까. 쁘랏 전도사가 그 날 밤 자기가 설교하는 자리에서 조금 전에 했던 마술을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런데 설교를 하는 자리가 다름이 아니라 장례식장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그 마술로 복음을 전한다고 해도 장례식장에서 마술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만약 한국에서 어떤 사람이 장례식에서 마술을 한다고 하면 당장 쫓겨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선교지에 있고, 선교지 사람들이 부탁한다면 죄가 되지 않는 한 해야 한다고 배워서 하기로 했다.

4월 중순에서 5월 중순 한 달 동안 태국과 싱가포르로 단기 선교여행을 떠났다. 단기 선교 여행은 우리가 훈련원에서 배운 많은 내용들을 실제로 접하고 배운 것들을 적용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사실 9개월 동안 선교 훈련원에서 훈련을 받는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교과과정 가운데는 선교학 등의 이론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것들도 많이 있었다. 예를 들면 이발하는 것도 배우고, 수지침도 배우고, 자동차 정비도 배우고, 많은 실제적인 것들을 배웠다.

그 가운데 지금도 기억나고 또 가끔 써 먹는 것은 마술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소위 복음 마술이다. 마술이라고 해 보아야 아주 간단한 도구로 사람들의 눈을 살짝 속이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사람들에게 성경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태국에 도착한 후에 우리는 몇 개의 팀으로 나누어 져서 지방에서 일 주일을 보내고 다시 방콕에 모여서 평가회를 했다. 나는 두 명의 다른 팀원과 함께 태국 남부에 있는 나콘 씨 타마랏이라는 곳으로 갔다. 그곳은 말레이시아 국경이 가까워서 이슬람도 많았다. 그곳에 큰 교회가 있었고, 그 교회와 관련되어 있는 기독교 계통의 병원과 기독교계의 중학교가 있었다.

대부분이 불교 신자들인 동네에서 오랫동안 신앙을 지켜온 그리스도인들을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특별히 통무완 목사님은 동네 사람들과 잘 어울리면서도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전략으로 오랫동안 그곳에서 신앙을 지켜왔다. 우리도 그런 교회의 전략을 이해하고 복음을 증거 하는 것을 무척 신중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복음을 직접 전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곳곳에 보이는 불상들, 집집마다 놓아둔 신주단지 등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직접 사람들에게 예수를 믿으라고 떠들고 다닐 수도 없었다. 아마도 사도행전 17장에 나오는 바울의 마음이 이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울이 아테네에 가서 그곳의 우상들을 보면서 마음이 격분했다. 그런데 이 표현은 매우 격한 표현이다. 그것은 거의 발작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그래서 철학자들이 대화에 초청했을 때 기꺼이 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