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1-3 죠이의 오락부장( 2)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1-31 04:22
조회
193
죠이 선교회에서는 크리스마스 한 주 전쯤에 매년 조이 나잇이라는 행사를 했다. 친지들을 모시고 회원들이 각자 준비한 순서를 통해서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다. 일부에서는 캔들 서비스라고 해서 모두 촛불을 들고 캐롤을 부르며 성탄 축하 예배를 드리고 15분 정도의 인터미션 시간을 가진 후에 즐거운 특별 순서를 가진다. 처음 조이 나잇에 참여한 것은 1973년이었다. 아직 고3이었을 때 우리는 함께 죠이에 다니던 네 명의 친구들이 나가서 남성 사중창을 했다.
그 당시 관객은 400명이 조금 넘었지만 매년 조이 나잇에 참석하는 사람이 늘어 1977년 경에는 천 명을 육박하고 있었다. 내가 맡은 것은 오락시간이었다. 어떤 것을 해야 오신 손님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까를 고민했다. 사실 이 고민은 그날의 고민만은 아니었다.

나는 죠이에서 비공식적으로 회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오락부장이었다. 행사가 있으면 늘 앞에 나가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일을 맡아했다. 고등학생 때에 알던 몇 가지 게임은 곧 한계에 부딪혔다. 새로운 게임에 대한 공부를 해야만 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재미있는 책 한 권을 소개해주었다. Good Time for God's People, 즉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을 위한 즐거운 시간이라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지루하고 진지하다고만 생각하는 것을 깨기 위해서 만든 책인데 나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그 책에 나와 있는 많은 게임들을 자세히 읽고 먼저 집에서 해보면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책을 읽는 분들을 위해서 두 가지만 부록에 실어드리겠다. (부록 참조))

하지만 200명 정도를 앞에 놓고 하는 오락과 천 명 정도를 육박하는 청중들 앞에서 하는 오락은 질이 다르다. 결국 늘 도움을 받았던 Good Time for God's People이라는 책을 다시 읽으면 적절한 게임을 하나 준비하기로 했다. 그런데 마술 부분에 있는 재미있는 트릭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채로 와이셔츠만 벗기는 트릭이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여러 번을 읽으니 어떻게 하는지를 알 것 같았다.
이런 트릭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이 글을 읽으면서도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생각하실지 모르겠다. 모든 트릭이 그렇듯이 사전공작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나는 미리 이경철 목사님과 짰다. 이경철 목사님처럼 젊잖은 분이 미리 이런 사전공작을 천연덕스럽게 하리라고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것이다. 사실은 그런 사람과 사전공작을 해야 한다.

나는 모임 전에 이경철 목사님께 미리 어떤 트릭을 할 것인가를 말씀드렸다. 그리고 우리 둘만 화장실에 가서 사전공작을 해두었다. 목사님은 양복을 벗고 와이셔츠를 벗어야 한다. 그리고 와이셔츠를 다시 입는데, 이 때 보통 와이셔츠를 입는 것과는 다르게 입어야 한다. 등 뒤로 와이셔츠를 두어야 한다. 팔을 옷소매 속으로 넣어서는 안 된다. 그러니까 와이셔츠를 입는 것이 아니다. 앞자락을 뒤에서 당겨서 겨우 단추만 잠가야 한다. 소매도 당겨서 소매만 단추를 끼워 마치 입고 있는 것처럼 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조끼를 입고 양복을 입어야 한다. 그리고 넥타이도 매야 한다. 주의해서 본다면 와이셔츠를 입은 모습이 약간 이상하다. 하지만 이런 트릭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하는 참석자들은 목사님의 옷에서 아무런 이상을 느끼지 못한다.
특릭을 시작할 때 앞에 겨우 당겨서 잠군 단추들과 옷소매 단추를 끄른다. 사람들이 볼 때는 완벽하게 입고 있는 와이셔츠를 빼내는 줄 알지만 사실은 입고 있지 않은 와이셔츠를 빼내는 것이다. 하지만 쉽게 훌렁 빼지 않고 조금 너스레를 떨어야 보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더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배운 게임들이 인도네시아 대학생 사역을 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처음 인도네시아 조이 모임이 시작될 때 나는 언제나 재미있는 게임을 하나씩 했는데, 펀을 좋아하는 인도네시아 학생들에게는 더 없이 적절한 접촉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