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문화와 선교 5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3:30
조회
136
1. 게임의 룰



알기 쉽게 말하자면 문화는 모두 사람과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문화는 사람의 손을 거친 인공적인 것이다. 문화의 반대말은 자연이다. 하늘에 떠 있는 달은 문화가 아니라 자연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그 달을 그림으로 그려서 벽에 붙이면 문화가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문화를 예술과 관계되는 것처럼 이해하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예술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예술도 광의의 문화 속에 포함된다.



선교사 출신의 학자인 폴 히버트는 다음과 같이 문화를 정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식의 정의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한 번 생각해볼 만 하다고 생각되어서 이곳에서 소개를 하고 싶다.



"문화란 한 사회가 가지는 특유의 학습된 행동 양식과 개념과 산물들이 서로 통합된 체계이다."



위의 정의가 조금 어렵게 들릴지 모르지만 폴 히버트의 정의 속에서 몇 가지 중요한 문화의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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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학습된 것이라는 것이다. 어떤 문화도 어느 종족 속에 있는 DNA 때문에 결정되는 경우는 없다. 예를 들어 한국 아기가 어릴 때 미국에 입양되었다면 이 아이는 자연스럽게 영어를 하고 서양 음식을 먹을 것이다. 그 아기의 DNA 속에 김치를 먹고 우리말을 하는 유전적 요소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문화를 배울 수 없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학습하면 다른 문화를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행동 양식과 개념, 그리고 산물의 통합된 체계라는 것이다. 이것은 나중에 네 가지 동심원으로 더 설명을 하겠지만 문화를 간단히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여기 있다. 행동 양식, 개념, 그리고 산물의 관계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은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다. 이것은 행동 양식이다. 이 행동 양식의 근저에는 손으로 먹는 것은 더럽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개념이다. 그래서 숟가락을 만든다. 숟가락은 산물이다.



이런 내용들이 하나의 체계를 이루고 있어서 그 문화 안에 있는 사람들은 특별한 분석 없이 익숙하게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자신의 문화에 대한 분명한 자각은 자기와 다른 문화와의 만남 속에서 확인된다. 그 전에는 마치 우리가 공기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사는 것처럼 자신의 문화에 대해서 인식하지 못한다.